청룡봉사상 경찰관 특진 폐지…공무원 외부포상 특전 없앤다(종합)

입력 2019-05-31 11:29  

청룡봉사상 경찰관 특진 폐지…공무원 외부포상 특전 없앤다(종합)
인사 혜택은 없애고 상 자체는 존치…"시상 취지 살리되 부작용 없도록"
민관 공동주관 주요상 8개 수상자 2천900여명 중 48% 특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권수현 김기훈 기자 = 앞으로 청룡봉사상 등 민간에서 주는 상을 받은 공무원에게 주어지던 특별승진 등 인사상 특전이 없어진다.
정부는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열어 정부와 민간기관이 공동주관하거나 민간기관이 주관하는 상을 받은 공무원에 대한 특진·승진 가점 등 인사상 특혜를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조치는 상을 주관하는 기관의 해당 부처에 대한 인사권 침해 가능성과 양측의 유착 우려, 정부 포상을 받은 공무원과의 형평성 등 그간 제기된 문제를 반영한 결과다.
특히 과거 '장자연 사건'을 수사했던 경찰관이 조선일보와 경찰청이 공동주관하는 청룡봉사상을 받아 1계급 특진한 사실이 알려지고, 이 사건에 대한 '부실 수사' 의혹이 불거진 것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2009년 장자연 사건 당시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과 방정오 TV조선 전 대표가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졌는데 해당 경찰관은 수사팀에서 활동한 수개월 뒤 청룡봉사상을 받은 것으로 드러나면서 비판여론이 거세졌다.
이런 지적에 따라 정부는 다음 달 중으로 인사 관계규정에서 국가·지방공무원과 경찰, 해양경찰, 소방공무원에게 인사 특전을 주는 민간 주관 상을 삭제할 방침이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6월 중으로 공무원 인사 관계규정을 개정하기로 했다"며 "또한 관련 포상 절차를 사전에 공지하고 엄격한 공적 심사 등을 통해 우수공무원을 선발해 국민 눈높이에 맞고 조직 구성원이 공감할 수 있는 인사우대제도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인사상 특전은 없애되 민관 공동주관 포상 자체는 그대로 남기기로 했다.
진 장관은 "(민관 공동주관 포상) 제도의 취지를 살리되 특별승진 등 인사상 우대조치와는 연계시키지 않겠다는 것"이라며 "또한 특진 기회가 줄어 조직 내 사기가 저하되지 않도록 하고 열심히 봉사하는 공무원에게 더 많은 혜택이 갈 수 있도록 자체 특진 등 포상제도는 살려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경찰도 논란이 된 청룡봉사상 자체는 '문제가 없다'고 강조하고 해당 시상 프로그램은 유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장자연 사건 수사팀이었던 경찰관이 상을 받은 것과 관련해 "장자연 수사가 2009년 3월 시작됐는데 해당 경찰관은 그해 1월에 이미 수상 대상자로 추천돼 심사절차가 진행 중이었다. 수상도 조직폭력배 검거 등 그 전년도 공적으로 이뤄진 것"이라고 해명했다.
민 청장은 공정성을 위해 청룡봉사상 등을 폐지해야 한다는 비판에는 "합리적인 문제 제기에 대해서는 정부도 인식하고 있다"면서 "포상의 취지는 살리되 인사와 직접 결부돼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개선하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언론사 등 민간단체와 정부가 함께 공무원을 대상으로 상을 수여하고 1계급 특진 등 인사 혜택을 함께 주는 상은 주요 상만 꼽아도 8개가 있다.
청룡봉사상 외에 중앙일보와 행정안전부가 지방공무원에게 수여하는 '청백봉사상', 동아일보와 경찰청·소방청·국방부·해양경찰청과 함께 주는 '영예로운 제복상', SBS와 행안부가 공동주관하는 '민원봉사대상', KBS와 소방청에서 주는 'KBS119소방상', KBS·서울신문과 법무부가 주관하는 '교정대상', 화재보험협회와 소방청의 '소방안전봉사상' 등도 인사 특전이 없어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모두 2천900여명이 이들 주요 8개 민관 공동주관 상을 받았으며 이 가운데 1천398명(48.2%)이 특진 혜택을 받은 것으로 파악했다.
교육부는 수상자에게 승진점수 부여로 논란이 된 '올해의 스승상' 문제와 관련해 "내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교육부가 조선일보, 방일영문화재단과 공동주최하는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에게는 상금과 교육공무원 승진규정에 따른 연구실적 평정점 1.5점이 주어진다.
이에 대해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실천교육교사모임 등은 "올해의 스승상 수상자에게만 승진점수를 주는 것은 명백한 특혜"라며 이 상을 폐지하거나 언론사와 공동주최 중단을 요구했다.
inishmor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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