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밀집 시흥 정왕지역 주거환경 열악…아동 건강 위협

입력 2019-06-01 10:00  

외국인 밀집 시흥 정왕지역 주거환경 열악…아동 건강 위협
집안 비좁고 곰팡이·벌레까지…시흥시, 환경 개선 나서기로

(시흥=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외국인과 저소득층이 많이 모여 사는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지역의 주거환경이 극히 열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맞벌이 부부 가정이 많고 방과 후 활동 기회가 적은 어린이들이 장시간 집 안에 머물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곰팡이는 물론 해충까지 적지 않아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
시흥시는 외부 전문기관에 의뢰해 지난해 8월부터 '정왕지역(정왕본동, 정왕1동, 정왕3동) 아동 주거 실태조사' 연구 용역을 진행, 지난 4월 최종보고회를 했다.
1일 이 자료를 보면 불법으로 내부 구조를 변경한 다가구 원룸주택이 밀집한 정왕동 지역의 경우 주거면적이 40㎡ 이하인 가구 비율이 52.3%에 달한다.
시흥시 전체 가구의 주거면적 40㎡ 이하 비율 30.8%보다 훨씬 높다.
이 지역 525가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추운 겨울 실내 온도가 적절히 유지되지 않는 가구가 27.2%에 달하고, 상당수 가구가 작거나 적은 창문으로 인해 채광이 덜 되면서 집안 냄새 및 습기, 곰팡이 발생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주자들은 경제적 여건 때문에 어린이들이 방과 후 활동 등을 자주 못 해 하루 평균 16.3시간을 집안에서 보내는 상황에서 바퀴벌레 등 해충과 쥐 등이 수시로 나오고 주변 환경도 열악,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고 밝혔다.
설문 응답 가구의 31.8%는 열악한 주거환경으로 어린 자녀들에게 질병이 발생한 적이 있다고 했고, 7.8%는 집 안팎에서 아동의 각종 안전사고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거주자의 74.9%가 월세로 사는 상황에서 건물 소유주들이 주택 수리에 미온적이어서 어려움이 가중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홀로 사는 노인 가구에서는 오랫동안 방치한 음식으로 인한 식중독 위험 가능성도 지적됐다.
정왕본동과 정왕1∼4동 일대에는 지난 4월 말 기준 시흥시 거주 외국인 및 외국 국적 동포 5만4천166명 중 86.6%인 4만6천912명이 거주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왕지역 아동 및 홀로 사는 노인 등의 건강 보호를 위해 이 지역 주거환경 개선에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왕본동과 정왕1∼4동 일대에는 지난 4월 말 기준 시흥시 거주 외국인 및 외국 국적 동포 5만4천166명 중 86.6%인 4만6천912명이 거주하고 있다.
시흥시는 이 지역을 중심으로 주거 취약계층 밀집 지역에 대한 주거환경 개선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기로 했다.
노인 단독가구, 장애인 등 거동이 불편한 가구, 아동이 포함된 맞벌이 가구 등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가사관리서비스와 함께 환경 관련 교육을 하기로 했다.
아울러 LH 등과 협력해 비좁은 원룸 주택 등에 대한 환경 개선 사업을 지속해서 벌여나가기로 했다.
시 관계자는 "정왕동 지역의 경우 오래전부터 불법적인 주택 구조변경이 이뤄지면서 원룸 형태의 주택이 많이 늘었다"며 "이들 주택의 주거환경이 열악하지만 당장 이 불법주택에 대한 원상복구 등 행정 조치할 경우 거주자들이 오갈 곳이 없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그는 "다양한 사업을 통해 앞으로 이들 지역의 주거환경을 점진적으로 지속해서 개선해 나갈 방침이다"라고 덧붙였다.
k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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