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잦은 설계변경 탓"…계양구 "새 시공사 선정할 것"
(인천=연합뉴스) 홍현기 기자 = 삼국시대에 축조된 인천의 대표적 고성 계양산성에서 발굴된 유물을 전시할 박물관 건립 공사가 반년째 중단돼 정상적인 개관이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일 인천시 계양구 등에 따르면 계양구가 계산동 일대에서 추진하던 계양산성 박물관 건립 공사는 지난해 12월 28일 시공사 측의 통보에 따라 중단됐다.
계양구는 공사 계약 기간인 올해 3월 31일까지도 공사가 다시 시작되지 못하자 지난 4월 30일 기존 시공사인 대룡종합건설과 계약을 종료했다.
현재 계양산성 박물관 공사 공정률은 91∼95% 수준이다.
공사 중단이 장기화하면서 박물관 개관 목표 시기는 당초 올해 상반기에서 하반기로 미뤄졌다.
대룡종합건설 측은 계양구가 과도한 설계변경을 요구했고, 공사 기간도 부족해 제대로 공사를 하기 어려운 환경이었다는 입장이다.
계양구의 지시대로 공사하기에는 공사비도 부족했고, 공정률에 따른 공사비 지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계양구에 따르면 계양산성 박물관의 설계 변경은 그동안 모두 8차례 이뤄졌다.
시공사인 대룡종합건설 관계자는 "설계대로 공사해도 마음에 안 든다고 부수고 다시 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며 "공사비도 제때 주지 않아 하도급 업체에 정산을 하지 못 하다 보니 공사를 하기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계양구는 그동안 8차례 설계변경 중 상당수가 시공사 요청이나 감사 지적 등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시공사 측 주장을 인정할 수 없다며 공사 계약을 해지했다.
계양구는 또 공사 기간의 경우 당초 2017년 6월 23일부터 2018년 6월 22일까지였으나 6차례에 걸쳐 2019년 3월 31일까지로 연장됐다고 설명했다.
공사비 규모도 설계 변경에 따라 기존 41억원에서 48억원으로 올려줬다고 밝혔다.
김상열 계양구 공공시설팀장은 "계약이 종료된 기존 시공사와 공사비 정산 등을 마무리한 뒤 다른 시공사를 선정해 공사를 이어 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계양산성 박물관은 연면적 1천998.94㎡에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건립되고 있다.
계양구는 계양산성 내에서 발굴된 유물을 위탁받거나 대여해 박물관에 전시할 예정이다.
한편 계양산성에서는 그동안 9차례에 걸친 조사에서 백제시대 목간, 연꽃무늬 수막새, 토기 등 유물 1천600여점이 발굴돼 국립중앙박물관과 인천시립박물관 등에 보관하고 있다.
인천의 대표적 고성인 계양산성은 삼국시대에 축조됐으며 임진왜란 때 치열한 싸움터였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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