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부내륙철도 지나는 경남 지자체들 역사 유치 경쟁 과열

입력 2019-06-02 08:06  

남부내륙철도 지나는 경남 지자체들 역사 유치 경쟁 과열
해인사 손잡은 거창군, 합천군과 대립각…고성·통영·의령·사천도 가세



(거창=연합뉴스) 최병길 기자 = 경남 지방자치단체들이 올 초 확정된 남부내륙고속철도의 역사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일명 '서부경남KTX'로 불리는 남부내륙철도는 경북 김천에서 경남 거제를 잇는 172㎞ 구간에 건설될 예정이다. 사업비 4조7천억원으로 2022년 착공해 2028년 개통 목표다.
2017년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작성한 보고서에 따르면 이 철도는 김천∼성주∼고령∼합천∼의령∼진주∼고성∼통영∼거제까지 9개 시·군을 통과한다.
보고서엔 김천, 합천, 진주, 고성, 통영, 거제 등 6곳의 역사 설치 계획이 나와 있다. 김천과 진주는 기존 역사를, 나머지 역은 새롭게 신설할 계획이다.
이런 노선계획을 놓고 노선 인근의 도내 지자체들이 벌써 역사 유치에 열을 올리고 있다.
경북 김천에서 가장 먼저 경남에 정차하는 합천에서는 역사 위치 선정과 관련, 해인사와 합천읍으로 유치 경쟁이 갈렸다.
해인사역은 거창군과 대한불교 조계종 해인사가 손잡고 유치전에 나섰다.
해인사역은 옛 88고속도로 안 해인사 나들목 지점이다. 이곳은 거창군과도 가깝다.
양측은 지난달 30일 거창군청에서 해인사역 공동추진위원회를 출범하고 관계기관 방문 등 다양한 유치운동을 펴기로 했다.
합천군은 앞서 지난 3월 별도의 합천역사추진위원회(공동위원장 문준희 합천군수, 석만진 합천군의회의장, 지정도 재외합천향우 연합회장)를 구성했다.


합천역사유치추진위는 지난달 27일 군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부내륙철도 합천역사 위치 선정과 관련 인근 지자체(거창군)는 여론분열 및 간섭을 중단하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의령군도 지난 4월 이선두 군수를 비롯해 지역 인사, 군민 등 200여명이 '남부내륙철도 의령역사 유치 추진협의회'를 출범하고 본격적인 유치전에 가세했다.


이밖에도 고성군, 통영시에서도 의회를 중심으로 유치전에 나설 움직임을 보인다.
사천시에서는 지역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삼천포항을 경유하는 고속철도 역사 유치를 위한 여론이 일고 있다.
도내 지자체의 역사 유치전은 자칫 내년 총선과 맞물려 정치권의 선거공약으로 남발될 우려를 낳고 있다.
지역에서는 경전선 복선전철 구간 개통 당시 창원에 3개 역사가 들어서며 고속철도가 '완행열차'로 전락한 점을 참작해 과도한 역사 유치전을 경계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choi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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