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 '주주'·료 '다시 한번 태어나다'·요루 '나만의 비밀'
(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히가시노 게이고가 이끄는 일본 소설 열풍이 계속되는 가운데, 가볍고 유쾌한 일본 대중소설 세 편이 나란히 국내 서점가에 상륙했다.
세 작품 모두 만화적 상상력이나 젊은 감각, 또는 리듬감 있는 문체로 톡톡 튀는 모습이다.
우선 눈에 띄는 작품은 일본 여성 소설가 중 선두주자로 꼽히는 요시모토 바나나 신작 '주주'. 김난주 번역으로 민음사가 펴냈다.
바나나를 세계적 스타 작가 반열에 올린 데뷔작 '키친'에서처럼 다시 한번 주방과 음식이 주요 배경 소재로 등장한다.
제목 '주주'는 일본어에서 햄버거 패티가 지글지글 익는 소리를 뜻하는 의성어이면서 주인공 미쓰코가 가족과 함께 운영하는 햄버그스테이크 식당이다.
작가 특유의 여성적 감성과 섬세한 문체, 때로는 쓸쓸하면서도 따뜻한 분위기가 독자를 치유한다. 168쪽. 1만3천원.
위즈덤하우스가 출간한 '다시 한번 태어나다'와 소미미디어가 펴낸 '나만의 비밀'은 모두 청춘 소설이다.
'다시 한번 태어나다'는 차세대 기수로 평가받는 아사이 료 작품으로 2012년 나오키상 후보작이다.
도쿄에 있는 한 대학에서 막 스무 살이 되는 주인공들의 감성과 고민을 투명하고 섬세하게 담아냈다.
작품 속은 다섯 편 연작이 독립적이면서도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다. 한 편에선 스쳐 지나는 단역이나 조연이었던 인물이 다른 편에서는 주인공이 돼 돌아온다.
와세다대 재학 시절 등단한 아사이는 2013년 '누구'로 나오키상을 받았다. 권남희 옮김. 272쪽. 1만2천800원.
'나만의 비밀'은 2016년 데뷔작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가 크게 인기를 끌며 혜성처럼 등장한 신인 스미노 요루 장편이다.
서툴고 불안한 남녀 고교생 5명이 성장해나가는 이야기인데, 판타지 요소를 살짝 넣어 풍성하게 만들었다.
이 청소년들은 다른 사람의 마음이 여러 가지 기호로 보이는 특별한 능력이 있다. 다만 이 기호 역시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해석하기 어렵다는 점이 문제. 항상 막연하고 막막한 청소년들 마음을 상징한 장치인 셈이다.
소미미디어. 김현화 옮김. 312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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