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뤼도 총리와의 회담서 제기
(밴쿠버=연합뉴스) 조재용 통신원=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중국 이동통신 장비업체 화웨이를 5세대 이동통신망(5G) 업체로 배제할 것을 공식 요청했다고 글로브앤드메일지가 31일(현지시간) 전했다.
펜스 부통령은 전날 북미 3개국 새 무역협정인 미국·멕시코·캐나다협정(USMCA) 비준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캐나다 오타와를 방문, 쥐스탱 트뤼도 총리와 가진 회담에서 이같이 요구했다고 이 신문은 밝혔다.
지금까지 미국 상·하원의 개별 의원들이 캐나다에 화웨이 배제를 촉구한 적은 있으나 펜스 부통령의 이번 요청은 미국 최고위급 인사의 공식 언급이라고 신문은 지적했다.
펜스 부통령은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캐나다와 모든 동맹국에 화웨이가 미국과 전 세계 동맹의 안보 이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는 점을 분명히 밝혀왔다"며 "우리는 유럽 우방에 이를 설명해 왔고 캐나다에도 계속 이 점을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기업들은 자국 보안당국의 요청에 따라 첩보 활동을 수행하도록 강제하는 법을 따라야 한다면서 "따라서 중국 정부는 화웨이와 같은 기업들이 수집한 정보와 데이터에 접근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펜스 부통령은 "미국은 화웨이를 대체해 프라이버시와 안보를 침해하지 않을 서방측의 장비를 개발할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트뤼도 총리는 화웨이 배제에 관한 확답을 하지 않고 현재 캐나다 정부가 화웨이 장비의 보안 위험성에 대해 범정부적 검토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고 신문은 전했다.
트뤼도 총리는 "우리는 5G 시대 캐나다 국민의 안전을 강구할 국가 안보·정보 전문가들을 신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외교부 정례 브리핑에서 캐나다가 화웨이 문제와 관련해 미국을 지원할 경우 초래될 결과를 인식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겅 대변인의 이 언급은 펜스 부통령과 트뤼도 총리의 화웨이 문제 논의에 대한 대응으로 지적됐다.
겅 대변인은 "캐나다 측이 미국의 이익을 위해 스스로를 위험하게 만드는 결과에 대해 분명히 이해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피해가 커져 고통을 받지 않도록 자신의 실수를 교정하는 즉각적인 조치를 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은 지난해 말 캐나다인 2명을 국가 안보 위해 혐의로 체포해 구금 중이며, 앞서 캐나다는 미국의 요청에 따라 대이란 제재 위반 혐의를 받는 화웨이의 멍완저우(孟晩舟) 부회장을 체포했다.
양측은 각각 자국민의 즉각 석방을 요구하며 대립하고 있다.
jaeyc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