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자에 치약넣은 오레오 먹인 유튜버, 스페인서 징역 15개월

입력 2019-06-03 10:34   수정 2019-06-03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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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자에 치약넣은 오레오 먹인 유튜버, 스페인서 징역 15개월

(서울=연합뉴스) 김서영 기자 = 짓궂은 동영상을 올리던 한 유튜버의 도 넘은 장난이 결국 법의 심판을 받았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법원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노숙자에게 치약이 든 오레오 과자를 주고 골탕먹이는 과정을 동영상으로 촬영해 올린 중국계 유튜버 캉화 런에게 징역 15개월형을 선고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2일 보도했다.
법원은 런의 행위가 노숙자의 인격을 모독했다며 피해자에게 2만2천300 유로(약 3천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고, 향후 5년간 런의 유튜브를 비롯한 모든 소셜 미디어 계정을 폐쇄할 것을 명령했다.
'리셋'(ReSet)이라는 활동명으로 120만명이 넘는 유튜브 구독자를 거느린 런은 지난 2017년 한 구독자로부터 '치약 오레오' 장난을 실행에 옮겨달라는 제안을 받고 계획을 꾸몄다.
그는 오레오 과자 속에 들어있던 하얀 크림을 포크로 긁어내고, 대신 흰색 치약을 짜 넣은 뒤 이 과자를 20유로(약 2만6천원)와 함께 슈퍼마켓 앞에 있던 50대 노숙자에게 건넸다.
고개를 꾸벅이며 돈과 과자를 받아든 노숙자는 '치약 오레오'를 먹은 뒤 바로 이를 토해냈다.
런은 이 모든 과정을 촬영해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 올렸다.
그러나 지나친 장난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런은 '치약 오레오' 영상을 내리는 대신 다시 그 노숙자를 찾아가 20유로를 건네고, 팬들을 향해 사과하는 영상을 올렸다.
경찰에 따르면 런은 이후 피해자의 딸에게 300유로(약 40만원)를 제시하면서 자신을 고소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런은 법정에서 자신의 유튜브 영상은 그저 짓궂은 장난이었고, 피해자와 화해를 하려고 했다면서도 "나는 영상을 만들기 위해 무엇인가를 하는데 사람들은 '소름 끼치는' 것을 좋아한다"며 자신의 행위를 합리화했다.
앞서 그는 문제의 동영상에서 '치약 오레오' 장난에 대해 "좀 지나쳤던 것 같다"고 인정하면서도 "오랫동안 양치를 하지 않은 (노숙자의) 치아를 깨끗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했었다.
하지만 법원은 런이 이 영상으로 2천 유로(약 265만원)가 넘는 광고수익을 벌어들였으며, 이전에도 "취약한 대상을 겨냥한 잔인한 행위"가 담긴 영상을 올려왔다면서 징역형을 선고했다.
다만 스페인법상 징역 2년형 이하의 비폭력 범죄를 저지른 초범의 경우에는 형 집행이 유예되기 때문에, 런이 실제로 감옥에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NYT는 설명했다.
s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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