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학한림원, 10대 산업별로 4년간 10권 집필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한국공학한림원은 국내 산업기술의 발전 과정을 10대 산업별로 정리한 '한국산업기술발전사'를 3일 발간했다고 밝혔다.
총 10권으로 구성된 책에는 경부고속도로 개통, B형 간염 백신 개발, 전전자 교환기(TDX-1) 개발 등 국내 기술 발전을 알 수 있는 굵직한 사례들이 산업별로 고루 담겼다.
공학한림원은 "한국의 놀라운 발전과 성장은 국제적인 관심 대상이지만 그 발전 과정에 대한 연구는 거의 전무한 상태였다"며 "공학한림원은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을 받아 2016년 편찬기획위원회를 구성하고 한국산업기술발전사 발간을 위한 4년간의 대장정을 시작했다"고 발간 배경을 설명했다.
편찬기획위원회는 전체 산업을 ▲ 기계 ▲ 소재 ▲ 운송 ▲ 전기전자 ▲ 정보통신 ▲ 화학 ▲ 바이오·의료 ▲ 에너지·자원 ▲ 건설 ▲ 섬유·식품 등으로 분류해 발전사를 정리하고 각 10권의 책에 나눠 담기로 결정했다.
집필진으로는 산업별 산·학·연 전문가 277명을 선정했다. 이들은 원고지로 약 3만 매에 달하는 분량의 글을 써 내려갔다. 소설로 치면 단행본 30권을 만들 수 있는 정도다. 원고에 대한 감수는 공학한림원 회원 100여 명이 맡았다.
편찬위원회는 산업별로 집필진, 감수진이 나뉘면서 권별 서술 형식과 목차 체계가 달라질 수 있는 점을 방지하기 위해 미리 '기술도입기', '기술체화기', '기술선도전환기', '기술선도기'로 구성되는 4단계 서술 체계를 제시했다.
또 기술개발의 과정과 주체, 핵심내용, 위기극복, 산업에 미친 영향, 에피소드 등 필수 구성요소를 제시해 원고의 일관성을 유지토록 했다. 문체와 표기 통일을 위해서는 기술사 전공자 및 편집자들이 교정, 교열을 봤다.
한국산업기술발전사에서 건설 분야 주요 성과로는 1970년 경부고속도로 개통이 꼽혔다. 고속도로 개통으로 물류비용이 획기적으로 줄어 한국 경제발전의 기폭제가 됐다는 게 한림원의 설명이다.
기계 분야에서는 1963년 국내 최초 동력경운기 개발이 성과로 선정됐고 바이오·의료 분야에서는 1983년 녹십자의 B형 간염 백신 개발이 대표 사례로 꼽혔다. B형 간염 백신 개발은 미국과 프랑스에 이어 세계 세 번째로 이룬 쾌거이며 가격을 수입품의 3분의 1로 낮출 수 있게 됐다.
식품 분야에는 1952년 대한제분의 국내 최초 밀가루 출시가, 운송장비 분야에는 1975년 현대자동차의 포니자동차 개발이 실렸다. 정보통신 분야에는 세계 10번째로 전전자교환기(TDX-1)를 개발(1986년)한 것과 1가구 1전화의 보급(1989년) 등이 담겼다.
권오경 한국공학한림원 회장은 "산업기술 개발 주역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바탕으로 한국 특유의 산업기술 발전모델을 체계적으로 정립한 이번 책자가 산업계와 연구계 및 학계 전반의 귀중한 기초 연구자료로 활용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편찬기획위원장을 맡은 최항순 서울대 명예교수는 "한국산업기술발전사는 한국의 산업기술 노하우가 집대성된 귀중한 사료인 동시에 대한민국 산업기술인의 자긍심을 고취하고 새로운 혁신 동력을 찾아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저작물"이라고 소개했다.
한국산업기술발전사 책자는 대학도서관, 주요 연구원 등에 무상 배포된다. e북 형태로는 한국공학한림원 홈페이지(www.naek.or.kr)에서 받아 볼 수 있다.
su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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