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승리 후 첫 방문지로 솔로몬 선택…3천억원 인프라 사업 지원키로
정부청사 신축에도 금전 지원…中 입김 확대 견제 포석
(서울=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 중국이 남태평양에 대한 경제·군사적 영향력을 키우는 가운데 호주 총리가 10여년만에 남태평양의 이웃 나라 솔로몬제도를 방문해 구애 공세를 펼치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솔로몬제도를 방문 중인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는 3일(이하 현지시간) 마나세 소가바레 솔로몬제도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호주 총리의 솔로몬제도 방문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 18일 치러진 총선에서 승리한 뒤 첫 해외 방문지로 솔로몬제도를 택한 모리슨 총리는 전날 호나이라 공항에 도착해 소가바레 총리의 영접을 받았다.
그는 도착 직후 솔로몬제도를 "우리 태평양 가족들 가운데 가장 가까운 일원"이라고 추켜세웠다.
모리슨 총리는 또 "태평양에서 (다른 나라와) 관계를 증진하려면 방문하는 게 최고"라면서 "총선 이후 첫 공식 방문지로 우리 이웃인 솔로몬을 택하게 돼 기쁘다"라고 강조했다.
모리슨 총리는 특히 이날 소가바레 총리와의 정상회담에 맞춰 대규모 인프라 사업 지원책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져 시선을 끈다.
그는 솔로몬제도의 국가·경제 기반 시설 구축 사업에 향후 10년간 총 2억5천만 달러(약 2천966억원)를 제공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인프라 지원 프로그램을 공개할 계획이라고 가디언은 전했다.
호주는 또 호나이라에 총리 집무실과 외교통상부 등을 포함한 새 정부청사 단지 건설 사업에도 금전적 지원을 할 방침이다.
이 밖에 호주에서 일자리를 찾는 솔로몬제도 국민을 위해 여권 발급 비용 등으로 270만 달러(약 32억원)를 제공하는 한편, 국제대회를 준비하는 선수를 후원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스포츠 분야 재정 지원 방안도 마련했다.
모리슨 총리의 이번 방문은 솔로몬제도가 중국과 밀착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와중에 이뤄진 것이다.
'일대일로'(一帶一路:육상·해상 실크로드) 사업을 앞세워 세계 주요 지역을 공략 중인 중국은 해상 교통의 요충지인 남태평양에도 인프라 사업 지원과 군사 협력 강화 등을 통해 영향력 확대를 꾸준히 모색해왔다.
연합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소가바레 총리는 최근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대만과 단교하고 중국과 국교 수립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져 관심을 모았다.
이런 상황을 고려해 일각에서는 모리슨 총리의 솔로몬제도 방문에는 남태평양에서 커지는 중국의 입김을 견제하고 인접국에 대한 자국의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lu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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