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아빠'와 간담회…"정부, '아빠휴직' 많이 지원…여성 능력도 개발돼"
간담회 참석자 "고용주 생각해서 회사에서도 준비할 시간 줘야"
(서울=연합뉴스) 박경준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는 3일 오후 경기도 용인 가족센터에서 육아휴직 중이거나 육아휴직 경험이 있는 아빠들과 '아빠 육아휴직'을 주제로 간담회를 했다.
김 여사는 육아를 주제로 한 웹툰 '그림에다'의 작가 심재원 씨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간담회에서 대·중소기업, 공공기업에 재직 중인 아빠 등과 함께 아빠 육아의 고충 및 제도 개선 방향을 두고 이야기를 나눴다.
김 여사는 "아빠의 육아휴직이 긍정적 효과를 보려면 정부가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며 "'왜 회사에 안 가고 애를 키우는가' 하는 시선도 차츰 없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여사는 "아빠들이 육아휴직을 쓰는 것이 여성의 능력을 개발할 수 있는 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며 "본가나 처가의 어르신 건강도 잘 챙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부가 지원을 많이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육아휴직을 써서 승진 기회를 놓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으나 애를 키울 때의 기쁨도 생긴다"면서 "사회가 승진 기회보다 함께하는 기회를 만들 때 많은 아빠가 참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아빠 육아휴직을 용기 있게 선택한 여러분은 선구자"라면서 "먼저 나서서 용기 있게 행동하고 다른 이에게 희망을 줘서 고맙다"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김 여사는 "알아서 잘 크는 아이는 없고 혼자서 아이를 키우기에는 어려움도 있다"면서 "엄마와 아빠가 육아를 함께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부연했다.
행사 참석자들은 여전히 '아빠 육아휴직'을 뒷받침할 인프라 등이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찬원 씨는 "회사에 대체인력으로 육아휴직자의 빈 자리를 채우는 제도가 있으나 현실적으로 인력 운용 등에 어려움이 있다"면서 "대체인력 제도를 보완했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어진원 씨는 "부정적인 시선을 감수하고 휴직했을 때 회사에서도 시선이 많이 바뀌었다"며 "고용주 입장을 생각해서라도 (휴직 결심을) 미리 말하고 회사도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을 가져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다니는 신용진 씨는 "개발 부서 특성상 육아휴직을 처음 써서 결재를 받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결재가 빨리 이뤄졌다"며 "이후 용기를 내 육아휴직을 쓰는 분들이 계셔서 '바뀌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 언급했다.
이번 간담회에는 다음 주 문 대통령이 들르는 노르웨이, 스웨덴, 핀란드의 '라테 파파'들도 초청돼 각국의 육아휴직 제도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주제로 한 토론도 이뤄졌다.
'라테 파파'는 한 손에는 커피를 들고 한 손으로는 유모차를 끌며 육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아빠를 의미한다.
스웨덴에서 온 요한 페르손 씨는 "(육아휴직 후) 아이와의 유대가 돈독해졌고 배우자를 훨씬 잘 이해하게 됐다"며 "하루하루가 무기력하게 지나갈 수 있는데도 굉장히 많은 것을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kj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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