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교도소 수감 어산지 스웨덴 송환 어려워져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스웨덴 법원이 3일(현지시간) 영국 교도소에 수감 중인 위키리크스 설립자 줄리언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 수사를 위한 구속을 허가해 달라는 자국 검찰의 요청을 기각했다.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스웨덴 수도 스톡홀름 북부의 웁살라 구역 법원은 이날 어산지가 영국에서 보석 조건 위반죄에 따른 50주의 징역형을 마치고 9월이나 10월 중 풀려나면 도피할 우려가 있다면서 그에 대한 구속을 요청한 검찰의 요청을 거부했다.
스웨덴 검찰은 지난달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예비수사를 재개하기로 하고 그의 신병 확보를 추진해 왔다.
법원의 구속 허가가 떨어지면 스웨덴 검찰은 어산지를 영국에서 스웨덴으로 압송하는 절차를 밟을 예정이었다.
하지만 법원의 구속 불허로 스웨덴 검찰은 영국으로 가 출장 조사를 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호주 출신인 어산지는 스웨덴에서의 성폭행 혐의로 지난 2011년 영국에서 체포됐다가 보석을 받고 풀려난 뒤 지난 2012년 6월 영국 주재 에콰도르 대사관으로 도피해 생활해왔다.
이라크 전쟁 관련 자료 및 미국 국무부의 외교 기밀 문건 수십만 건을 위키리크스를 통해 폭로한 어산지는 그동안 스웨덴으로 송환되면 미국으로 넘겨져 간첩 혐의로 사형을 받을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송환을 거부하며 런던에 있는 에콰도르 대사관에서 최근까지 사실상의 망명 생활을 해왔다.
스웨덴 검찰은 어산지의 계속되는 도피로 수사 진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지난 2017년 5월 어산지의 성폭행 혐의에 대한 예비수사를 중단했었다.
그러다 지난 4월 에콰도르 대사관이 어산지에 대한 보호조치를 철회하고 영국 경찰의 진입을 허용해 영국 경찰이 어산지를 체포, 신병을 확보함에 따라 스웨덴 검찰도 수사 재개를 결정했다.
지난 2010년 어산지가 스웨덴을 방문했을 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여성은 어산지가 영국 경찰에 체포된 직후인 지난 4월 11일 자신의 변호사를 통해 스웨덴 검찰에 성폭행 혐의에 대한 수사 재개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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