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5세트 승률 현역 선수 중 1위…8강서 나달과 격돌
(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니시코리 게이(7위·일본)가 다시 한번 5세트에 강한 면모를 보이며 프랑스오픈 테니스대회(총상금 4천266만1천 유로·약 567억원) 남자 단식 8강에 올랐다.
니시코리는 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대회 9일째 남자 단식 16강전에서 브누아 페르(38위·프랑스)를 3-2(6-2 6-7<8-10> 6-2 6-7<8-10> 7-5)로 물리쳤다.
그는 32강전인 3회전에서도 라슬로 제레(32위·세르비아)를 3-2(6-4 6-7<6-8> 6-3 4-6 8-6)로 꺾고 16강에 올랐다.
제레를 상대로 5세트 게임스코어 0-3, 페르와 16강전에서도 5세트 게임스코어 1-4로 끌려가던 니시코리는 두 번 모두 패색이 짙었으나 이를 뒤집고 기어이 승리를 따냈다.
니시코리는 5세트에 유독 강한 선수다.
이번 대회까지 통산 5세트 전적이 23승 6패로 승률이 79.3%에 이른다.
이는 현역 선수 가운데 1위, 은퇴한 선수들을 통틀어서도 6위에 해당하는 순위다. 은퇴 선수까지 더해 1위는 81.8%(27승 6패)의 비외른 보리(스웨덴)인데 니시코리와 큰 격차도 아니다.
현재 세계 랭킹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의 5세트 승률은 76.3%(29승 9패)로 현역 선수 중 니시코리와 토미 로브레도(77.3%·스페인)에 이어 3위다.
라파엘 나달(2위·스페인)은 63.6%(21승 12패), 로저 페더러(3위·스위스)는 58.8%(30승 21패)인 점과 비교하면 니시코리의 5세트 승률은 더욱 눈에 띈다.
니시코리는 또 3세트 경기로 진행되는 대회에서 3세트, 5세트 대회는 5세트 등 마지막 세트 승률도 매우 높다.
그는 마지막 세트(3세트 또는 5세트) 승률 74.6%(132승 45패)로 현역 및 은퇴 선수를 통틀어 가장 높다. 2위가 조코비치로 74.2%(175승 61패)다.
페르와 16강전에서 니시코리는 매우 어려운 경기 흐름을 뒤바꿨다.
4세트에서 매치 포인트를 두 차례나 잡았지만 이를 살리지 못하고 타이브레이크 8-10으로 패한 뒤, 5세트 게임스코어 1-4로 끌려가는 경기는 제아무리 조코비치, 페더러라도 되돌리기 쉽지 않다.
제레와 3회전 역시 4세트를 내주고 5세트 게임스코어 0-3 열세를 뒤집었다.
니시코리는 "사실 거의 진 경기였다"며 "5세트 게임스코어 3-5에서 역전해 기쁠 따름"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게임스코어 3-5에서 조금 더 포핸드 샷을 공격적으로 구사했다"며 "사실 4세트에서 끝낼 수 있었지만 그러지 못해 경기가 어려워졌다"고 자평했다.
키 178㎝로 투어에서 작은 편인 니시코리는 서브 속도 등 파워 면에서도 톱 랭커들에 비해 부족하다.
신장 195㎝인 페르와 16강전에서 서브 최고 시속은 페르가 206㎞, 니시코리는 193㎞였다. 32강전 역시 제레의 200㎞보다 니시코리가 시속 7㎞ 정도 느린 서브였다.
결국 니시코리의 마지막 세트 높은 승률은 평소에도 체격이나 파워의 열세를 빠른 스피드와 코스 및 타이밍 공략으로 만회하는 전략이 더욱 빛을 내는 결과로 풀이할 수 있다.
니시코리의 다음 상대는 '클레이코트의 황제'로 불리는 나달이다.
니시코리는 나달과 12번 만나 2승 10패로 열세다. 클레이코트에서는 4전 전패를 당했고 네 차례 대결에서 딱 한 세트를 가져왔다.
니시코리와 나달의 준준결승은 한국 시간으로 4일 밤 11시를 전후해 시작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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