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코하마 세대' 출신…"동기들의 활약, 좋은 자극 됐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2011년 일본 요코하마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청소년대표팀 선수들은 대부분 스타 선수로 성장했다.
당시 대표팀을 이끌었던 박민우, 이민호, 김성욱(이상 NC 다이노스), 구자욱(삼성 라이온즈), 하주석(한화 이글스), 한현희(키움 히어로즈), 류지혁, 변진수(이상 두산 베어스), 김준태(롯데 자이언츠) 등 많은 선수가 KBO리그를 이끄는 핵심 선수로 발돋움했다.
한화 장진혁(26)도 '요코하마 세대' 일원 중 한 명이다.
그는 동기들보다 약간 먼 길을 돌아왔지만, 최근 심상치 않은 모습을 보이며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
장진혁은 1일 SK 와이번스와 원정경기에 대주자로 출전해 프로 데뷔 후 첫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의 6-0 완승을 이끌었다.
2일 SK전에서도 안타를 생산하며 최근 오른 타격감을 자랑했다.
그는 최근 5경기에서 11타수 4안타 타율 0.364, 4타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이 기간 볼넷은 3개를 골라냈고 출루율은 팀 내 최고인 0.500을 찍었다.
현재 한화는 주전 타자들의 집단 슬럼프로 고전하고 있는데, 장진혁이 단비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한화 한용덕 감독은 "장진혁은 타격, 주루, 수비 등 모든 영역에서 우수한 실력을 갖춘 선수"라며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실 장진혁이 프로에 안착하기까지 우여곡절이 많았다.
그는 광주일고 3학년 때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프로의 지명을 받지 못했다.
요코하마 청소년선수권대회에 출전한 한국 청소년대표팀 18명의 선수 중 단 4명의 선수가 프로 진출에 실패했는데, 그중 한 명이 장진혁이었다.
고교 수준급 톱타자로 이름을 날리던 장진혁은 큰 충격을 받았다. 그는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라고 말했다.
장진혁은 대학 진학으로 눈을 돌려 단국대에 진학했고, 4년 동안 인고의 시간을 보냈다.
동기들의 활약은 장진혁에게 쓴 약이 됐다. 그는 "동기들이 프로 데뷔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 조급한 마음이 생겼다"며 "마음을 차분하게 먹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동기들보다 늦은 2016년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한화에 입단했다.
첫 프로 무대를 밟은 지난해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다. 외국인 투수는 물론, 프로와 상대하는 게 처음이라 적응에 시간이 걸렸다.
올 시즌 초반에도 장진혁은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5월 이후 조금씩 올라오기 시작했다.
장진혁은 "처음엔 프로 무대에 적응을 제대로 못 해 고생했다"며 "머릿속 잡생각을 버리고 팀 배팅을 하자는 생각으로 최근 배트를 짧게 잡고 타격했는데, 이런 과정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올 시즌 끝까지 팀 타격에 집중할 것"이라며 "출발은 늦었지만, 마지막엔 빛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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