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연구진 "전자 대신 빛으로 작동하는 뉴로모픽 칩 설계"

입력 2019-06-04 12:00  

서울대 연구진 "전자 대신 빛으로 작동하는 뉴로모픽 칩 설계"
박남규 교수 "저전력·초고속 소자 개발에 전기 마련"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사람의 뇌가 기능을 수행하는 데 쓰는 전력은 20W 정도다.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는 바둑을 두는 데만 170kW의 전력을 사용한다. 뇌는 이의 8천500분의 1 정도의 전력으로 연산과 기억 등 모든 기능을 수행하는 셈이다. 뇌를 모방해 적은 전력으로 방대한 정보를 빠른 속도로 처리하는 '뉴로모픽(Neuromorphic) 칩'을 만들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박남규 교수팀은 4일 전자의 움직임으로 작동하는 기존 반도체 칩과 달리 빛으로 구동하는 뉴로모픽 칩을 설계했다고 4일 밝혔다.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3일 자)에 실렸다.
뉴로모픽 칩은 기존 CPU(중앙처리장치) 기반의 계산방법에서 벗어나 실제 뇌의 작동 원리를 모방해 만든 새로운 계산방법을 쓴다. 뇌는 신경세포(뉴런) 간의 연결 강도를 조절하며 전기·화학적 신호를 주고받는 식으로 정보를 처리한다. 신호는 뉴런 세포막에 있는 이온 채널에 의해 조절된다.
연구진은 빛의 세기에 따라 기능이 달라지는 메타물질(Metamaterial)을 설계하고 이를 뉴런 내 채널에 대응하는 개념을 제안했다. 메타물질은 자연계에서 발견되지 않는 특성을 가지도록 만든 물질이다. 지금껏 뉴런 동작을 모사하는 데 초점을 맞춰왔는데 이 연구는 뉴런의 구조적 특성을 본떴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 방식과 차이가 난다.
다만 현재 뉴로모픽 칩을 구현한 것은 아니고 설계를 완료한 상태다. 이론적으로는 외부 잡음에 흔들림 없이 전기신호의 세기가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박남규 교수는 "생물학적 구조의 동작 원리를 물리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이용해 새로운 광학 소자를 설계했다"며 "초고속 뉴로모픽 소자 및 인공지능 개발에 전기를 마련했다"고 의의를 밝혔다.

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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