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현충일 앞두고 광복회 방문…"당정 협의해 여건개선 노력"(종합)

입력 2019-06-04 11:41  

민주, 현충일 앞두고 광복회 방문…"당정 협의해 여건개선 노력"(종합)
이해찬 "그동안 찾아뵙지 못해 송구"…15분간 비공개 간담회
광복회 측 "이슬만 먹고 살라는 것인가"…예산증액 요청


(서울=연합뉴스) 한지훈 이보배 기자 =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현충일을 이틀 앞둔 4일 여의도 광복회관에서 광복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역사의식을 기반으로 한 예우를 약속했다.
여당 지도부가 단체로 광복회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해찬 대표는 인사말에서 "우리가 광복 후에 친일잔재 청산을 잘하지 못해 반민특위가 중간에 무산되고 군사 쿠데타가 일어났다"며 "1980년대까지는 군부독재 치하에서 통치를 받았기 때문에 광복의 의미라든가 애국지사, 독립지사들에 대한 예의가 많이 부족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제부터라도 건국 100주년,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의 의미를 살려서 새로운 나라로 갈 수 있는 노력을 저희가 많이 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대표는 "여당 대표가 광복회에 처음 왔다는 소리를 들었는데 그동안 찾아뵙지 못해 대단히 송구하다"며 "김원웅 광복회장의 말처럼 여러 가지 여건이 안 좋은데, 당에서 정부와 협의해 조금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자신도 광복회원이라고 밝힌 설훈 최고위원은 "상해임시정부의 법통을 잇고 있는 것이 광복회"라며 "1945년에 만들어졌어야 하는데 현대사의 질곡 때문에 1965년에 만들어져서 지금껏 제대로 된 평가를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광복회가 제대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광복의 뜻을 전하고 상해임시정부의 뜻을 현대로 잇는 행위라 생각한다"며 "여러 부분을 손봐야 할 텐데, 이해찬 대표를 모시고 그 일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광복회에 민주당 당 대표가 온 것은 최초로, 세상이 많이 좋아졌다고 생각한다"며 "상훈법이라든지 친일 반민족 인사의 (국립묘지) 안장을 금지하는 법 같은 것도 당 차원에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김 회장은 또 "광복회 예산은 한마디로 말해 이슬만 먹고 살라고 하는 것 같다"며 "예산이 정책을 반증하는 것이니까 광복회 예산에도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정성호 의원과 윤관석 정책위 수석부의장도 참석했다.
이후 15분간 이어진 비공개 간담회에서 김 회장과 4명의 애국지사는 독립 유공자 예우 강화를 위한 여당 차원의 지원을 거듭 요청했다.
당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광복회가 관리하던 자산의 소유권이 슬그머니 국가보훈처로 돼 있다'는 것이 김 회장의 주장"이라며 "이에 대해 이 대표가 경위 파악을 비롯해 자산 이전을 위한 법률적 조치가 가능한지 등을 확인해볼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친일 반민족 행위자에 대한 국립묘지 안장을 금지하도록 인재근 의원이 발의한 법을 포함해 독립 유공자에 대한 예우를 확실히 할 수 있도록 신경 써달라는 김 회장의 제안에 이 대표는 '당으로 돌아가 정부와 협의해 실현되게 노력해보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hanjh@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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