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혈참사'로 혼돈의 수단…군부 "9개월내 대선", 야권은 거부(종합)

입력 2019-06-04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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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혈참사'로 혼돈의 수단…군부 "9개월내 대선", 야권은 거부(종합)
군부, 협상중단 선언…최소 35명 사망 무력진압 하루 만에
유엔 안보리는 비공개 회의 예정



(서울·카이로=연합뉴스) 전성훈 기자 노재현 특파원 = 시위대 30여명이 숨진 유혈참사가 발생한 아프리카 수단에서 군부가 9개월 이내에 대통령 선출을 위한 선거를 실시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야권은 군부가 제시한 일정을 거부한다고 밝혀 수단 정국의 혼란이 심화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수단 과도군사위원회(TMC)의 압델 파타 알 부르한 위원장은 4일(현지시간) TV로 생중계된 성명에서 야권과의 협상을 중단하는 한편 기존의 모든 합의 사항도 폐기하겠다고 밝혔다고 로이터·AFP통신 등 외신이 보도했다.
아울러 부르한 위원장은 9개월 이내에 국제사회의 감독 아래 새로운 선거를 치르겠다고 선언했다.
또 시위대에도 유혈사태의 책임이 있다고 주장하며 사태 해결을 위해 조속히 진상 조사에 나서겠다고 약속했다.
수단 야권은 군부의 대선 계획에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야권 연대 '자유와 변화의 힘을 위한 선언'(DFCF)의 주요 인물인 마다니 압바스 마다니는 이날 "우리는 바르한의 성명에 언급된 모든 것을 거부한다"고 밝혔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이 단체는 유혈사태가 발생한 전날에도 군부에 맞서 행진과 농성을 계속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수단 군부와 야권의 대치 국면이 이어질 공산이 커 보인다.
수단 군부와 야권은 지난달 15일 민간정부로의 권력 이양을 위한 3년의 과도기 체제에 합의했다. 하지만 양측은 과도 통치기구의 권력 구조를 둘러싸고 대립하면서 협상이 난항에 빠졌다.
TMC는 문민정부 구성을 받아들이되 과도기 체제에선 온전히 권한을 유지하겠다고 고집했고, 야권은 과도 체제에서도 민간이 통치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맞서 접점을 찾지 못했다.
군부의 성명은 시위대 무력 진압으로 대규모 유혈 사태가 발생한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야권에 따르면 수단 보안군은 전날 오전 수도 하르툼의 국방부 청사 앞에서 연좌 농성을 하던 시위대를 향해 실탄을 쏴 최소 35명이 숨지고 수백명이 부상했다.
수단 정국의 혼란을 둘러싼 국제사회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4일 오후 수단 군부의 시위대 진압 사태를 비공개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 회의는 영국과 독일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앞서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수단 유혈사태 직후 성명을 내고 "민간인들에 대한 보안군의 과도한 물리력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수단에서는 작년 12월 정부의 빵값 인상에 항의해 대규모 민중 시위가 발생했고 이는 대대적인 반정부 시위로 확대돼 약 4개월간 이어졌다.
급기야 수단 군부는 지난 4월 11일 바시르 당시 대통령을 권좌에서 축출하고서 TMC가 국가를 통치한다고 선포했다.
시위대는 이후에도 국방부 청사 앞에서 즉각적인 '문민정부' 수립을 촉구하며 농성해왔다.
1989년 쿠데타로 집권한 바시르는 30년 철권통치를 마감하고, 시위대 살해 등 혐의로 기소됐다.
luch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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