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에 하이힐 강요 반대"…日서 서명운동 '주목'

입력 2019-06-04 11:56  

"여성에 하이힐 강요 반대"…日서 서명운동 '주목'
펌프스·하이힐 강제 금지 법제화 요청서 정부 제출…1만8천여명 서명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에서 여성에게 하이힐이나 펌프스(끈이나 고리가 없는 뒷굽이 높은 구두) 등 불편한 신발 신기를 '매너'라는 명목으로 강요하지 말라는 내용의 서명운동이 전개돼 주목을 받고 있다고 4일 교도통신과 요미우리신문 등이 보도했다.
이 서명운동을 주도한 사람은 그라비아(성인잡지) 모델이자 작가인 이시카와 유미(石川優實·32) 씨다.


이시카와 씨는 장시간 신으면 발과 허리를 아프게 하는 하이힐과 펌프스를 착용하는 것을 '여성의 매너'로 강제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는 내용의 서명운동을 온라인에서 전개해 전날 1만8천856명이 참여한 요청서를 후생노동성에 제출했다.
요청서는 "기업이 (이런 불편한 신발의) 착용을 여성에게만 명령하는 것은 성차별 혹은 젠더하라(Gender+Harassment·사회적 성[性]이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를 금지하는 법 규정을 만들어 달라"는 내용을 담았다.
이시카와 씨가 이런 운동을 벌이게 된 것은 장례식장에서 아르바이트할 때 고용주의 지시로 펌프스를 신고 일하다가 발이 아파 고생했던 경험에서 시작됐다.
지난 2월부터 시작한 서명운동은 비슷한 '고통'을 겪은 여성들의 공감을 얻어냈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신발이라는 뜻의 '구쓰(靴)'와 고통이라는 뜻의 '구쓰(苦痛)'의 앞글자를 따서 '#KuToo' 해시태그를 단 지지글이 잇따랐다.
이시카와 씨는 전날 기자회견에서 "요청서 제출은 첫걸음이다. 많은 여성이 곤란해하고 있지만 개인적인 문제이며 매너라고 생각하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취직 준비생인 대학 4학년 여성은 "하루 동안 (취직 활동을 위해) 여러 회사를 돌아다니는데, 펌프스가 적절한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며 "성차별 문제도 있고 건강을 훼손하는 것이기도 하다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bkkim@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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