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온천은 없는 안산 '신길온천역'…희한한 역명탄생 이유는

입력 2019-06-04 15:12  

정작 온천은 없는 안산 '신길온천역'…희한한 역명탄생 이유는

(안산=연합뉴스) 김광호 기자 = 장항선의 충남 아산 도고온천역과 온양온천역, 대전지하철 유성온천역 등 전국 곳곳에 '온천'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역사 인근에는 실제 온천이 있는 곳이 많다.

경기도 안산시에도 전철 4호선에 '신길온천역'이 있다.
하지만 이 역 주변에는 온천이 없다. 신길온천역 출입구에는 '신길온천역에는 온천이 없습니다'라는 문구까지 내걸려 있다.
신길온천역 관계자는 "나이 많으신 어르신 등이 가끔 '온천이 있느냐? 온천이 어디냐?'라고 묻는 경우가 있어 지난해부터 안내문을 부착해 둔 상태"라며 "전에도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었는데 온천이 없다고 하면 '그러면 왜 안내문이 없느냐'고 하시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역명만을 보고 온천을 찾아 멀리서 일부러 오신 분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온천도 없는데 왜 이 역에는 '온천역'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안산시 단원구 신길동에 있는 이 역사는 2000년 7월 4호선이 안산역에서 오이도역까지 연장되면서 신설된 역이다.
안산시와 신길온천역 관계자에 따르면 당초 이 역명을 지명을 따 '신길역'으로 하려 했으나 서울에 전철 5호선 신길역이 이미 있어 사용할 수 없었다.
이 역사 인근에서는 1993년 온천수가 발견됐고, 온천 최초 발견자는 시에 온천개발지구 지정 신청 등을 했다.
이 과정에서 온천 개발을 예상하고 역명을 '신길온천역'으로 정했다고 한다.
하지만 시는 온천이 발견된 토지가 국유지인 도로 부지인 데다가 최초 발견자도 10여년 전 사망하면서 이 온천지구 개발계획은 현재 수립조차 되지 않은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이 역명은 '온천 없는 온천역'이 됐다.

안산시 관계자는 "최초 발견자가 온천개발지구 지정 신청을 했으나 반려된 적이 있다. 하지만 현재 이 온천 개발과 관련한 계획이 시에 접수된 것은 없으며, 시가 앞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할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신길온천역 관계자는 "여러분이 이곳에서 온천을 찾는 경우가 많아 한때 코레일이 안산시와 함께 역명 개정을 추진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인근 주민들이 '신길'이라는 명칭이 없어질 것을 우려해 개명에 반대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k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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