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바움 시장, 성 중립적 교복 정책 시행…성소수자 진영 환영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멕시코의 수도 멕시코시티 공립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은 앞으로 성(性)을 특정하는 교복을 입지 않아도 된다.
4일(현지시간) 라 호르나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진보 성향 여당인 모레나(MORENA·국가재건운동) 소속 클라우디아 세인바움 멕시코시티 시장은 전날 시내에 있는 한 초등학교를 방문한 자리에서 새로운 성 중립적 교복 정책을 발표했다.
세인바움 시장은 "여자아이들이 치마를 입고 남자아이들이 바지를 입어야 했던 시대는 이제 역사의 뒤안길로 흘러갔다고 생각한다"며 "소년이 원한다면 치마를 입을 수 있고 소녀 역시 원하면 바지를 입을 수 있다"고 말했다.
멕시코 교육부는 세인바움 시장의 발표 이후 낸 트윗에서 새로운 성 중립적 교복 정책은 즉시 시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작년 12월 취임한 세인바움 시장은 멕시코시티 사상 두 번째 여성 시장으로, 선거 기간에 여성과 성 소수자의 권리 증진을 약속했다.
세인바움 시장의 성 중립적 교복 정책은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AMLO·암로) 대통령의 정책과도 궤를 같이한다.
로페스 오브라도르 대통령은 지난달 전국적인 동성 결혼 합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멕시코시티를 비롯한 일부 주에서만 동성 결혼을 법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세인바움 시장은 "이것(성 중립적 교복 정책)은 아주 간단한 일이지만 평등, 형평성의 조건을 창조한다"고 말했다.
현재 멕시코의 공립학교 재학생들은 법에 따라 교복을 입지 않아도 되지만 교육부는 공립학교 학생들이 교복을 입도록 권고하고 있다.
에스테반 목테수마 교육부 장관은 세인바움 시장의 발표를 높이 평가하며 현재 멕시코의 다른 주들도 이번 정책을 따를 수 있다고 제안했다.
목테수마 장관은 "나는 많은 주 정부가 평등과 권리, 그리고 상호 존중이라는 사회의 규칙을 따를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성 소수자 권리 증진 운동가들은 세인바움 시장의 교복 정책에 대해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두고 어려움을 겪는 학생들에게 긍정적일 수 있다며 환영했다.
penpia2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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