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통신원 = 미국 포스트모던 건축의 선구자로 불리는 스탠리 타이거맨이 별세했다. 향년 88세.
4일(현지시간) 시카고 언론에 따르면 타이거맨은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투병하다 전날 시카고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
'건축의 도시' 시카고에서 태어나 예일대학을 졸업한 타이거맨은 소위 '시카고 세븐'(Chicago Seven)으로 불리는 건축가 그룹에 속해있다. 시카고 초고층 빌딩 스카이라인을 처음 그린 루이스 설리번(1856~1924),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1867~1959), 미스 반 데어 로에(1886~1969) 등 쟁쟁한 건축계 거장들의 영향에서 벗어나 독자적 양식을 추구했다는 평을 듣는다.
일리노이공과대학(IIT) 건축사학과 케븐 해링턴 교수는 "타이거맨을 비롯한 '시카고 세븐'은 시카고 건축이 좀 더 관대해지는 길을 열었다"고 평했다.
타이거맨은 시카고에 기반을 둔 세계적 건축설계업체 '스키드모어, 오잉스 앤드 메릴'(SOM)에서 일하다 1962년부터 독립적으로 활동했다.
다작으로 시카고 건축 지형에 깊은 영향을 미친 그의 대표작은 시카고 교외도시에 소재한 일리노이 홀로코스트 박물관, 바하이교 기록보관센터(Baha'i Archives Center), 일리노이 장애인 도서관(Illinois Regional Library For the Blind and the Physically Handicapped), 위스콘신 주 베넷 레이크의 성 베네딕트 애비 성당(St. Benedict's Abbey Church) 등이며, 일본 후쿠오카의 주상복합 아파트도 설계했다.
1970년대말 인디애나 주 포터의 미시간호변 모래 언덕에 지은 주거용 주택 '데이지 하우스'(Daisy House)는 상공에서 내려다 보면 남성 성기 모양을 하고 있어 논란을 사기도 했다.
타이거맨은 시카고 일리노이대학(UIC) 건축대학 디렉터로 일했으며, 1994년에는 인테리어 디자이너 에바 매덕스와 함께 비영리 교육기관 '아키웍스 스쿨'(Archeworks school)을 설립했다.
미국 건축가협회(AIA)는 2008년, 건축 교육에 기여한 타이거맨의 공로를 기리며 '토파즈 메달'(The Topaz Medallion)을 수여했다.
그는 동료 건축가이자 세번째 부인인 마거릿 맥커리와 건축설계사무소 '타이거맨 맥커리 아키텍츠'(Tigerman McCurry Architects)를 설립해 운영하다 2017년 은퇴했다.
chicagorh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