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맨: 다크 피닉스'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2000년대 초반부터 이어진 '엑스맨' 시리즈가 대망의 피날레를 맞았다. 5일 개봉하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를 통해서다.
돌연변이(뮤턴트, mutant) 히어로들을 그린 '엑스맨' 시리즈는 '엑스맨'(2000), '엑스맨2'(2002), '엑스맨: 최후의 전쟁'(2006) 등 오리지널 시리즈와 프리퀄인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로 시작한 새로운 시리즈 등 19년 동안 11편으로 이어졌다.
20세기 폭스에서 제작하던 '엑스맨' 시리즈는 지난해 디즈니가 폭스를 인수하면서 판권이 디즈니의 마블 스튜디오로 돌아갔다. 이로써 12번째 영화인 '엑스맨: 다크 피닉스'가 폭스가 제작하는 엑스맨 시리즈의 마지막이 됐다.
'엑스맨: 다크 피닉스'는 이전 엑스맨 영화들이 한 인물이 아닌 여러 등장인물을 전면에 내세운 것과 달리 최강의 뮤턴트인 진 그레이를 주인공으로 한다. 히어로이자 동료인 진 그레이가 엑스맨 최강의 적이 된다는 내용으로, 원작 코믹스에 기반을 둔 이야기다.
어린 시절 부모를 잃는 교통사고로 뮤턴트로서 자신의 능력을 알게된 진 그레이는 찰스 자비에 박사(제임스 매커보이 분)를 따라 그의 학교에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서 다른 뮤턴트들과 함께 엑스맨으로 성장한다. 어느 날 우주선을 구하는 임무를 맡은 진(소피 터너)과 다른 엑스맨들. 임무 도중 진은 엄청난 태양 플레어에 노출되게 되고, 이를 모두 흡수한 그는 전과 다른 힘과 자신 안의 다른 목소리를 듣게 된다. 새로운 능력과 자신의 어린 시절 트라우마가 합쳐져 '다크 피닉스'로 변한 진은 다른 엑스맨들을 능가하게 되고, 방황하는 진 앞에 그의 능력을 노리는 외계 존재들이 나타난다.
영화는 뮤턴트로서 자신의 능력 때문에 생긴 트라우마로 고통스러워하는 진을 전면에 두고, '엑스맨' 시리즈가 그동안 꾸준히 전달한 소수자의 권리에 대한 메시지를 이번에도 놓치지 않았다. 위험을 무릅쓰고 인간들의 우주선을 구해주는 등의 방식으로 자비에 박사는 엑스맨을 주류 사회에 편입시켜 살아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하지만, 레이븐(제니퍼 로렌스)은 이에 반대한다. 소수자들을 편입시켜주는 것 같았던 주류 사회는 진이 위험 요소가 되자 가차 없이 버린다. 이런 내용을 통해 영화는 소수자들의 권리에 대한 담론을 환기한다.
이에 더해 진과 다른 엑스맨들을 통해 피가 섞여야 가족인 것이 아니라, 서로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사랑한다면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교훈적 메시지까지 전달하고자 한다.
또 주목할 만한 것은 '엑스맨: 다크 피닉스'에서 주인공도 여성, 메인 빌런(악당)도 여성이라는 점이다. 슈퍼히어로 영화, 특히 엑스맨 시리즈에서 여성이 강력한 능력을 보여준 적은 많았지만, 주인공과 악당이 모두 여자인 경우는 흔치 않은 구도다. 극 중 레이븐이 "늘 여자들이 남자를 구한다"고 말하는 장면이 의미심장하다.
극 중에서 각 뮤턴트의 특수 능력을 확인하는 재미 역시 놓치지 않았다. 뉴욕 거리를 배경으로 엑스맨들의 결투가 펼쳐지고 최강 능력을 갖춘 진은 기차를 종잇장처럼 구겨버리기도 한다. 진과 매그니토(마이클 패스벤더)가 군용 헬리콥터를 두고 초능력 대결을 펼치는 장면은 실제 세트장에서 촬영했다. 중량 1천800㎏ 헬리콥터를 케이블에 연결해 이중 크레인으로 공중에서 받치고, 두 사람이 힘겨루기를 할 때의 상황에 맞춰 헬리콥터를 양쪽으로 움직였다.
연출은 '엑스맨: 퍼스트 클래스'부터 제작에 참여한 사이먼 킨버그가 맡았다. 그는 '로건', '데드풀' 등 스핀오프 작품까지도 모두 참여했으며 이번에는 첫 연출과 함께 각본까지 담당했다. 음악은 영화 음악의 대부 한스 짐머가 맡았다.
오랜 시간 동안 사랑받은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엑스맨: 다크 피닉스'가 현재 흥행 1위를 달리는 '기생충'과 경쟁하며 어떤 성적을 낼지 주목된다.
dy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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