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까지 음악총감독…베를린시 "계약에 근무 분위기 개선 포함"
(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세계적인 지휘자 다니엘 바렌보임(76)이 독일의 베를린 슈타츠오퍼 단원들과의 불화에도 계약 기간을 5년 연장해 2027년까지 지휘봉을 잡는다고 AF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슈타츠오퍼에 예산을 지원하는 베를린시의 클라우스 레더러 부시장은 이날 열린 기자회견에서 바렌보임이 음악 총감독을 계속 맡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바렌보임과 단원 간 불화에 대해 3개월 동안 조사를 벌인 끝에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며 계약서에 450년 역사를 지닌 슈타츠오퍼의 근무 분위기를 개선한다는 항목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레더러 부시장은 "우선 법률적으로 유의미한 혐의가 입증된 것이 전혀 없는 데다 우리가 면담한 단원 절대다수가 바렌보임과 계속 연주하고 싶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이어 "음악 총감독을 포함한 관계자 모두가 협력관계 개선을 위한 도전을 기꺼이 받아들이겠다고 했다"며 "이것이 (재계약의) 가장 중요한 이유였다"고 덧붙였다.
바렌보임은 베를린의 대표적 오페라 하우스인 슈타츠오퍼를 1992년부터 이끌어 왔다.
그러나 지난 2월 바렌보임의 괴팍하고 독재자 같은 방식을 폭로한 보도들이 단원 십여 명의 목소리를 인용해 나오면서 양측의 불협화음이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올라왔다.
일부 비평가들은 바렌보임이 쉽게 분노를 드러내며 단원들을 모욕했다고 공공연하게 비난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바렌보임은 자신을 지휘대에서 쫓아내려는 음모의 일환이라며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4일 열린 기자회견 자리에서 그는 야심 차고 엄격한 지휘자와 악단 사이에 긴장 관계가 있었다고 인정하면서 한발 물러서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바렌보임은 "물론 소리를 크게 연주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할 때 기분이 좋지 않을 단원들이 있다"면서 "그러나 결국에는 모든 사람이 왜 지휘자가 그들을 지적했는지 알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슈타츠오퍼에 남게 돼 매우 기쁘다면서 건강이 허락하고 악단이 여전히 자신의 지휘봉 아래 있기를 원하는 한 슈타츠오퍼에서 연주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단원들과의 관계를 어떻게 새롭게 설정할지에 대한 질문에는 "그건 악단에 말할 것"이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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