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산·제련소에 쓰레기산까지…경북 사업장 곳곳 환경오염 논란

입력 2019-06-06 09:02  

광산·제련소에 쓰레기산까지…경북 사업장 곳곳 환경오염 논란
주민들 농지오염·악취로 수년간 고통 "근본 해결책 마련해야"
당국 늑장 대처, 업체는 행정소송 등 버티기에 주민만 피해

(안동=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경북지역 사업장 곳곳이 환경오염 논란을 빚으면서 주민들이 불안해하고 있다.
수질오염을 일으켰던 폐광산이 다시 개발될 예정이고 봉화 석포제련소 중금속 폐수 유출, 의성 쓰레기산 등도 반발을 사고 있지만 당국의 늑장 대응으로 결국 주민만 피해를 보고 있다.



6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한 업체가 지난해 울진군 금강송면 쌍전리 폐광인 쌍전광산 채굴권 설정 허가에 이어 지난 3∼4월 관할 행정기관에서 산지 사용 허가와 채굴 계획 변경 인가를 받았다.
쌍전광산은 1969년부터 주로 금, 은, 아연, 텅스텐 등을 채굴하다 1980년대 말 폐광했다.
채굴권을 취득한 업체는 이곳에서 텅스텐 206만9천360t을 채굴한다는 계획이다.
이런 계획이 알려지자 주민들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과거 폐광 후 주변에 방치한 광물 찌꺼기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유실되면서 인근 농경지와 하천이 중금속에 오염된 일이 있기 때문이다.
2009년 광물 찌꺼기 저장시설이 설치됐으나 이곳에서 나온 침출수가 하천으로 흘러 들어가 2016년 수질 조사에서 배출허용기준을 넘어서는 비소 등이 검출되기도 했다.
금강송면 주민은 "주민들이 수질 오염으로 오랫동안 고통을 받았고 아직도 광물 찌꺼기가 제대로 매립되지 않아 불안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또다시 채굴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봉화에서는 영풍 석포제련소가 폐수를 흘려보내는 방식으로 주변 환경을 오염시켜 온 것으로 드러났다.
환경부가 지난 4월 석포제련소를 점검한 결과 폐수 배출·처리 시설 부적정 운영, 무허가 지하수 관정 개발·이용 등 6가지 관련 법률 위반사항을 적발했다.
작년 12월부터 제련소 하류에서 카드뮴이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되자 환경부가 점검에 나서 위반 내용을 확인했다.
이에 경북도가 지난달 13일 석포제련소 측에 폐수 관련 위반 2건에 대해 각각 3개월과 30일의 조업정지 처분을 사전 통지했다.
제련소 측은 지난해 2월에도 폐수를 방류하다 적발돼 조업정지 20일 처분을 받았으나 이에 불복해 행정소송 중이다.
지난달 30일에는 이강인 영풍 대표이사가 사과문을 내고 카드뮴공장 전면 폐쇄 방침을 밝혔다.
인근에 사는 한 주민은 "석포제련소가 행정 처분에 불복해 소송하면서 시간만 끌고 있고 노후한 카드뮴공장을 폐쇄한다고 하지만 공정 자체를 안 할 것도 아니어서 의미를 두지 않는다"며 "오염을 근원적으로 차단하려면 제련소를 폐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성군 단밀면 생송리에는 한 폐기물업체가 방치한 17만2천여t의 폐기물이 10m 높이로 쌓여있다.
이 쓰레기 더미에서 악취와 침출수가 나오고 자연 발화까지 하면서 수년간 인근 주민들이 고통받고 있다.
쓰레기 산의 모습은 지난 3월 미국 CNN방송을 통해 전 세계에 보도되면서 국제적 망신을 사기도 했다.
의성군은 이달부터 쓰레기 치우기에 본격적으로 나서 우선 2만6천t을 재활용 상태로 실어 내는 등 올해 안에 6만t을 치우고 내년까지 남은 폐기물을 처리할 방침이다.
포항에서는 포항제철소가 고로 정비 과정에서 대기오염물질을 무단 배출한 사실이 드러나 경북도가 지난달 27일 조업정지 10일 사전 통지를 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포항환경운동연합은 "조업정지 사전 통지는 늑장 행정 처분인 데다 포스코 측은 지금까지 사과 등 아무런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며 "포스코는 고로 작업환경 측정, 시민 역학조사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msh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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