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분석가들 "TSMC, 화웨이에 공급 계속해 2분기 수익 늘 것"
(서울=연합뉴스) 정재용 기자 = 세계 최대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Foundry) 업체인 대만의 TSMC(臺積電)가 미국 정부의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華爲) 제재로 단기적인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반도체 시장 분석가들을 인용해 TSMC가 화웨이에 대한 화웨이 자회사인 하이실리콘(HiSilicon·海思半導體)에 대한 반도체 제품 공급을 중단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재확인함에 따라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 분석가들은 하이실리콘의 주문량이 늘면서 TSMC의 올해 2분기 수익이 76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1분기에 비해 7%가량 증가한 수치다.
TSMC는 하이실리콘에 최첨단의 7나노미터(nm=10억 분의 1m) 반도체 칩을 공급하고 있다. TSMC는 반도체 설계를 하지 않고 생산만 하는 업체다.
반면 하이실리콘은 반도체를 직접 생산하지 않고 설계만 하는 팹리스(Fabless) 업체다.
시장 분석 업체인 '캐피탈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분석가들은 보고서를 통해 "TSMC는 하이실리콘에 대한 공급을 계속하기로 한데다. 7㎚와 5㎚ 칩을 대량생산할 수 있는 첨단기술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2분기에도 변함없는 수익을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앞서 TSMC는 4일 화웨이에 대한 제품 공급을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TSMC 대변인은 화웨이에 대한 제품 공급과 관련해 "규칙을 준수하고 있다"면서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미국 상무부의 TSMC에 대한 조사설에 대해 "난센스"라고 일축했다.
앞서 중국의 환구시보는 미국 상무부가 TSMC 본사에 직원을 파견해 TSMC가 화웨이에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는 것이 법률에 위배되는지를 조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TSMC의 전체 수익에서 화웨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11%에 달한다.
하지만 미국의 화웨이 제재에 따른 TSMC의 반사이익이 단기적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캐피탈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분석가들은 "화웨이 사태는 단기적인 이슈가 아니다"라면서 앞으로 상황 진전에 따라 TSMC의 수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화웨이 사태가 장기화하면 중국 소비자들의 미국 애플 제품 수요도 줄어들고, 결국 이는 TSMC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얘기다.
TSMC는 화웨이 자회사뿐만 아니라 애플에도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의 화웨이에 대한 제재로 화웨이의 반도체 제품 수요 자체도 줄어들 수 있다는 게 시장 분석가들의 지적이다.
이밖에 화웨이가 미국의 제재에 대비해 미리 제품 목록을 늘렸으며, 이것이 TSMC에 대한 주문량 증가로 이어졌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jj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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