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기고…"필요하면 가을에 추가 인하해야"
바클레이스·JP모건 "9월·12월 금리인하 전망"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관측이 확산하는 가운데 로런스 서머스 전 미국 재무장관이 연준이 올여름 금리를 0.5%포인트 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에 한 기고에서 "경기침체(recession)나 둔화에 대해 보험을 드는 최고의 방법은 연준이 여름에 50bp(0.5%포인트) 금리를 인하하고, 필요하다면 가을에 더 내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지난 1분기 3.1%로 탄탄했으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경기 약화가 보이는 만큼 2분기 2% 미만 성장 관측이 우세한 것이 놀랍지 않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연준의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는 오는 18∼19일, 내달 30∼31일 열린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결정할 때 보통 0.25%포인트씩 움직이므로 여름에 0.5%포인트를 인하한다면 내달까지 두 차례 FOMC에서 연속해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뜻이다.
빌 클린턴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버락 오바마 정부에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을 지낸 서머스 전 장관은 미국 내 정세도 금리 인하가 필요한 정황으로 지목했다.
그는 "향후 몇 년간 언제든 심각한 경기침체가 오면 국내 포퓰리즘과 양극화를 부추길 수 있으며 세계 경제에 해를 끼칠 뿐 아니라 세계에서 미국의 영향력과 힘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때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 연준의 대응이 느렸다면서 "연준으로선 천천히 움직이는 게 구미에 맞겠지만, 이는 중대한 잘못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연준의 빠른 대응이 필요한 이유로 먼저 시장이 현재 금리 인하를 기대하는 만큼 이를 충족하지 못하면 '부정적 서프라이즈'를 안겨 경제에 직접적인 역효과가 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2.25∼2.5%인 현 금리 수준이 낮아 경기침체에 대응할 여지가 좁아졌으므로 "대응력이 부족한 상태로 경기침체를 허용하면 금리가 영구적으로 '0'에 고정되고 디플레이션 압박이 강해지는 '일본화' 위험을 안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보다 현재 인플레이션 위험이 없고 오히려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치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지목했다.
서머스 전 장관은 "연준이 지나치게 완화된 정책으로 금융시장이 안주하는 것을 걱정해야 할 때가 있다"며 "최근 시장 변동성과 무역 전선에서의 추가 충격 가능성을 고려하면 지금은 그럴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제롬 파월 의장은 글로벌 무역전쟁에 대해 강한 우려를 드러내면서 상황에 따라 금리 인하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파월 의장은 시카고에서 열린 통화정책 콘퍼런스 연설에서 "이들(무역) 이슈가 언제, 어떻게 해결될지 알 수 없다"면서 "항상 그랬듯, 탄탄한 고용시장과 목표치 2% 안팎의 인플레이션과 함께 경기확장 국면이 유지되도록 적절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무역전쟁으로 경기 우려가 커지자 월가에서도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관측이 커지고 있다.
연준이 내년까지 연준이 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했던 바클레이스는 연준이 오는 9월 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고 12월 0.25%를 추가로 내릴 것으로 전망을 수정했다.
JP모건은 9월과 12월 각각 0.25%포인트씩 인하를 예상했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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