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독 '장수 CEO' 많은 신세계…"이명희 인사 스타일"

입력 2019-06-06 06:05   수정 2019-06-06 14:28

유독 '장수 CEO' 많은 신세계…"이명희 인사 스타일"
아직 경륜 짧은 정용진·유경 남매 보필 필요성도

(서울=연합뉴스) 정열 기자 = 최근 급속한 시장환경 변화 탓에 최고경영자(CEO)들이 단명하는 경우가 많은 유통업계에서 유독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은 장수하고 있어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6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2013년 대표이사로 취임한 신세계백화점 장재영 대표는 올해 7년째 대표로 근무 중이고, 2014년 대표이사가 된 이마트 이갑수 대표는 올해가 6년째다.
그동안 주요 유통업체 CEO들의 평균적인 근속 기간이 3∼4년 안팎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2배 이상 오래 재직하고 있는 셈이다.
2017년 취임한 롯데백화점 강희태 대표와 같은 해 취임한 현대백화점 박동운 대표는 올해가 근속 3년째이고, 롯데마트 문영표 대표는 올해 초 대표이사로 취임한 '신참'이다.
특히 최근에는 유통업계의 급속한 트렌드 변화와 실적 위주 업무평가, 임원 세대교체 등의 영향으로 CEO들의 재직 기간이 갈수록 짧아지는 추세여서 6∼7년째 재직 중인 신세계 계열사 CEO들의 장수는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올해 3월 퇴임하긴 했지만 무려 11년 동안 스타벅스코리아 CEO로 재직했던 이석구 전 대표도 재임 당시 신세계 계열사의 대표적인 장수 CEO 중 한 명으로 꼽혔다.

업계 전문가들은 신세계 주요 계열사 CEO들이 유독 장수하는 경우가 많은 것은 한번 믿고 맡기면 어지간해서는 신뢰를 거두지 않는 신세계 이명희 회장의 인사 스타일 때문으로 보고 있다.
올해 76세인 이 회장은 그룹 경영의 대부분을 장남인 정용진 부회장과 장녀인 정유경 총괄사장에게 물려준 상태지만 주요 계열사 CEO들에 대한 인사권만은 여전히 본인이 직접 행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 내부 사정에 밝은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은 부친인 고 이병철 삼성 회장의 경영 스타일을 많이 물려받았다"며 "사람을 쉽게 믿지 않는 편이지만 한번 신뢰를 주면 작은 일에 흔들리지 않고 뚝심 있게 믿고 맡기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오너 3세인 정 부회장과 정 총괄사장이 아직 젊은 편이고 경험이 풍부하지 않아 장 대표나 이 대표같이 관록 있는 전문 경영인들이 가까이서 보좌하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라는 이 회장의 판단이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장 대표의 경우 최근 3∼4년간 정 총괄사장이 야심 차게 추진한 신세계백화점의 일련의 신사업들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며 그의 두터운 신망을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신세계 관계자는 "역대 신세계백화점 CEO 중 최장수로 재직 중인 장 대표는 업계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오너인 정 총괄사장과도 호흡이 잘 맞는다는 평가가 많다"며 "안정적인 실적도 장수의 한 배경"이라고 말했다.

passio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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