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28일 광주 ACC에 예술가·과학자·음악가 등 국내외 1천여명 집결
IT·문화예술 결합한 다채로운 행사…노소영 관장이 총감독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기술 발달로 인간이 필요 없는 시대가 온다고들 하는데, 오히려 기술을 통해 어떻게 인간의 삶을 더 따뜻하고 풍요롭게 할까를 모색하는 자리입니다."(노소영 총감독)
세계에서 손꼽히는 미디어아트 축제로, 한국에서는 처음으로 열리는 '2019 국제전자예술심포지엄'(ISEA 2019) 개막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노소영 총감독(아트센터나비 관장)을 비롯해 ISEA 한국사무국은 5일 서울 중구 동호로 아트센터나비 타작마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년여간 준비한 행사를 설명했다.
22∼28일 광주 국립아시아문화전당(ACC)에서 열리는 올해 행사에는 미술가와 음악가, 과학자, 엔지니어, 교육자 등 60개국 출신 1천여명이 참여한다.
올해 행사의 전체 주제는 광주 풀이말인 빛고을에서 따온 '룩스 에테르나'(영원한 빛')다. 영화 '2001:스페이스 오딧세이' OST 제목이기도 하다.
노 총감독은 "기계가 지배하는 세상에서 빛을 다 같이 찾아보자는 뜻에서 붙여진 이름"이라면서 "빛을 다양한 방향과 각도에서 볼 수 있듯이, 기술의 인간화를 다양하게 고민해 보자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참가자들은 문화와 예술, 과학, 기술을 주제로 여러 갈래의 학제적 논의를 펼치는 한편, 지역과 연계한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을 경험한다.
학술 부문에서는 인공지능, 데이터사이언스, 피지컬컴퓨팅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178개의 내용이 강연과 워크숍, 페이퍼를 통해 발표된다.
기조연설은 원광연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이사장과 유럽 입자물리연구소의 마이클 도저, 미디어 아티스트 크리스타 좀머러, 테이트 모던의 이숙경 수석 큐레이터가 진행한다.
문화예술 부문에서는 예술가 171명이 참여해 97점의 작업을 전시한다. 주최측은 미디어아트가 아직 일반인에게 익숙하지 않은 만큼, 관람객이 쉽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하는 데 신경을 썼다.
박남희 아트디렉터는 "인간과 기계가 어떻게 접촉하는지를 조명하는 등 감성적인 부분이 많아서 어렵게만 느껴지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 시연된 모리스 베나윤과 토비아스 클라인, 니콜라스 멘도자의 신작 '가치의 가치' 또한 뇌파 장치를 쓴 관람객의 머릿속을 시각화하고, 이를 블록체인 기술로 토큰화한 작업이다.
ISEA는 1988년 네덜란드에서 처음 개최됐으며 매년 세계 각국을 돌며 열리고 있다. 광주시는 2016년 이탈리아 피렌체와의 경합 끝에 행사 유치에 성공했다.
오스트리아 린츠에서 열리는 아르스 일렉트로니카가 정부당국이 육성한 행사라면, ISEA는 예술가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일궈왔다는 점에서 차별화된다.
노 총감독은 "ISEA는 예술가들이 아무도 미디어아트를 알아주지 않을 때부터 서로 교류하고 함께 결과물도 만드는 협업체로 출발했다"라면서 "기존 테크놀로지 문화가 엘리트 중심적이라면 ISEA는 다원적이며 포괄적인 행사"라고 설명했다.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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