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수상크레인 이동이 관건…사고지점서 5.5㎞ 지점서 높은 수위 탓 대기
다뉴브강 수위 30㎝만 내려가도 1시간이면 인양 포인트로 이동 가능
(부다페스트=연합뉴스) 이광빈 김용래 특파원 정래원 기자 = 헝가리 부다페스트 도심의 다뉴브강에서 한국인 33명 등 총 35명을 태운 유람선 '허블레아니' 호가 침몰한 사고가 일어난 지 9일째인 6일(현지시간) 선체를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작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지 주목된다.
헝가리 당국은 전날 선체 인양을 위해 동유럽 최대 규모의 수상 크레인 '클라크 아담'을 침몰 현장에서 5.5㎞ 떨어진 지점까지 강을 따라 이동시킨 뒤 선착장에 정박시켰다.
클라크 아담은 최대 200t가량의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는 최대 높이 50.95m, 길이 48.95m의 대형 크레인으로, 헝가리가 보유한 수상 크레인 중 유일하게 허블레아니 호를 인양할 수 있는 장비다.
전날 오후 이 크레인이 이동을 멈춘 것은 침몰사고 지점까지 남은 다뉴브강 교각인 아르파드 다리와 머르기트 다리 밑을 통과하기에 아직 강 수위가 높기 때문이다.
강물이 더 빠져서 두 다리 밑을 크레인이 원활하게 통과할 수 있게 되면 넉넉히 잡아 1시간 정도면 사고 지점의 인양 포인트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클라크 아담은 사고지점 바로 위의 머르기트 다리 아래를 통과한 뒤에는 침몰 선체의 남쪽 끝부분으로 돌아 들어가 수중의 선체를 체인으로 고정해 들어 올리게 된다.
그러나 헝가리 당국이 인양 개시 시점으로 잡은 이날 강의 수위가 현재보다 30㎝ 이상 내려가지 않는다면 인양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
클라크 아담이 머르기트 다리 아래를 통과하려면 수면에서 다리까지의 높이가 4.5m 정도는 돼야 하는데 전날 저녁때 측정한 결과 4.2m 수준이라고 한다.
전날 연합뉴스 취재진과 만난 '클라크 아담'의 게네이 줄라(62) 선장은 "상류의 지류에서 흘러들어오는 수량이 여전히 많아 다리를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수위가 내려가는 데 3일 정도는 걸리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따라서 선체 인양 시점은 현재 전적으로 사고지점 인근의 다뉴브강의 수위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당초 헝가리 정부의 인양 목표는 이르면 5일 인양을 시작해 9일까지는 인양을 마친다는 것이었다.
침몰 선체와 크레인을 연결하는 체인을 선체의 어디에 거느냐 하는 문제도 관건이다.
줄라 선장은 "결박 가능 지점의 선체가 많이 찌그러진 상태라면 체인을 걸기가 어려워 작업이 어려울 수도 있다"면서 "체인은 4개 정도를 걸면 될 듯하다"는 의견을 사견임을 전제로 밝히기도 했다.
헝가리와 한국의 잠수 요원들은 크레인의 이동과 별개로 선체 인양을 위한 기초 작업인 체인과 로프를 통한 선체 결박 작업을 이미 개시했다.
잠수사들은 5일 오전 9시 21분께 이 작업을 진행하던 중 사고 지점 수중에서 유람선 사고의 실종자 시신(60대 한국인 남성) 1구를 수습했다.
이어 오후 3시 40분께에도 선체에서 떠오른 시신 1구를 대기 중이던 경비정이 발견해 수습했다. 이 시신 역시 실종된 한국인 여성으로 추정된다.
다뉴브강 하류 쪽을 중심으로 한 강도 높은 육상·수상·공중 수색은 이날 역시 이어진다.
전날인 5일 낮 12시 10분께에는 사고지점에서 하류 쪽으로 50㎞ 떨어진 에르치(Ercsi) 지역에서 헝가리 측 요원에 의해 한국인 실종자로 추정되는 시신 1구가 수습되는 등 다뉴브강 하류 지역에서 시신이 계속 발견되고 있다.
지난달 29일 침몰한 유람선 '허블레아니'호에는 한국인 33명과 헝가리인 2명 등 35명이 타고 있었으며, 현재까지 신원이 확인된 한국인 사망자는 13명이고 실종자도 13명(이 가운데 시신 2구는 신원 확인 중)이다.
yongl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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