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독 공동연구진 성과 '네이처 머티리얼스'에 발표
(서울=연합뉴스) 신선미 기자 = 모바일, 웨어러블, 사물인터넷(IoT) 기기가 생활 속으로 들어오면서 대용량 정보를 저장할 수 있는 장치 개발 연구가 활발하다. 특히 고속 동작이 가능한 자성메모리(M램)가 차세대 메모리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한국과 독일 공동연구진이 자성메모리의 속도와 저장용량을 뛰어넘는 차세대 자성메모리에 적용될 가능성이 있는 새로운 물리현상을 실험으로 입증했다.
서강대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독일 마인츠대 등이 참여한 국제 공동연구진은 차세대 자성메모리 개발에 적용할 수 있는 새로운 자기적 상호작용을 발견했다고 10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지난 3일 국제학술지 '네이처 머티리얼스'(Nature Materials)에 실렸다.
자성 메모리는 전자의 스핀(spin·회전과 유사한 전자의 양자역학적 상태)에 의한 자성을 이용한다. 두 개의 자성 물질에서 자화(磁化·magnetization) 방향이 같거나 반대일 때 0 또는 1의 정보를 기록하는 식이다. 그러나 이런 메모리는 자화 방향을 바꿀 때 필요한 스위칭 전류가 크다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해결할 한 가지 가능성을 발견했다. 지금껏 자성 메모리에서는 자성 물질 사이의 대칭적 상호작용에 의한 두 가지 자화 방향(동일·반대 방향)만 이용했는데 비대칭적 상호작용도 나타남을 발견한 것이다.
비대칭적 자기 상호작용을 적용하면 0과 1의 이진법을 뛰어넘어 더 빠르고 데이터 용량이 큰 신개념 비휘발성 메모리 소자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비대칭적 상호작용은 두 자성 물질 사이에 있는 비자성 물질에 의해 대칭성이 붕괴하며 생긴다. 자성 물질의 종류와는 무관하게 재현된다.
공동 교신저자 중 한 명인 정명화 서강대 물리학과 교수는 "자성 박막 사이에 존재하는 새 자기적 상호작용을 밝힌 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앞으로 메모리 소자의 저장용량 한계를 극복하고 자성 소재의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 새 형태의 자성 메모리 소자를 디자인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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