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척 김형태 치과의원 대표원장 "단 한 명이라도 고쳐주고 싶었다"
(삼척=연합뉴스) 배연호 기자 = 강원 삼척시 김형태(58) 치과의원 대표원장은 한국·키르기스스탄 교류협력위원회 위원 자격으로 문화교류를 위해 지난해 9월 키르기스스탄을 찾았다.
현지 일정은 문화 공연, 현지 대학·산업시찰이었다.
김 원장은 키르기스스탄의 의료 환경이 궁금했다.
빠듯한 일정이었지만, 잠시 짬을 내 수도 비슈케크의 제6 국립치과병원을 둘러보았다.
키르기스스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치과병원이었다.
그러나 '구순구개열'(언청이)을 앓는 많은 어린 환자가 비용 문제 등으로 수술을 받지 못하고 있었다.
마음이 아팠다.
언청이는 선천적으로 입술과 입천장이 갈라져 태어나는 얼굴기형이다.
국내에도 사례가 적지 않지만, 대부분 어릴 적 수술로 정상적인 얼굴을 찾게 된다.
김 원장도 1993년 연세대 신촌세브란스 치과병원 전임의사 시절 5명의 언청이 환자를 치료한 경험이 있었다.
문제는 비용과 시설이었다.
수술 가능한 의료시설과 수천만 원 이상 비용이 필요했다.
그는 단 한 명이라도 고쳐주고 싶었다.
귀국하자마자 강릉원주대 치과대학장이자 악안면성형재건외과학회 회장인 박영욱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박 교수는 "같이 한번 해보자"며 그의 손을 선뜻 잡아줬다.
애초 한 명을 생각했는데, 신청자가 11개월된 여자 쌍둥이였다.
안타까워하는 부모와 아이들 미래를 생각해 둘 다 수술을 진행하기로 했다.
지난 5월 8일 부모가 쌍둥이를 안고 한국에 왔다.
각종 검사를 마친 후 지난 5월 13∼14일 이틀간 한명씩 진행된 수술은 성공적이었다.
수술은 강릉원주대 치과병원이 후원했다.
김 원장은 입국에서 수술 전까지 쌍둥이 가족의 모든 체류 경비를 지원하고 함께 하는 것은 물론 수술에도 직접 참여했다.
쌍둥이는 건강한 모습으로 지난 4일 출국했다.
김 원장은 7일 "힘든 수술을 이겨낸 쌍둥이의 건강한 모습, 미소 가득한 부모 얼굴, 고맙다며 울먹이는 현지 할머니의 전화 목소리가 아직도 생생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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