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황희찬 투톱에 패스 연결 부실…상대 압박에 '허둥지둥'
(부산=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벤투호가 가동한 플랜B인 스리백 전술은 사실상 실패작이었다.
조커로 교체 투입된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결승골로 진땀승을 거뒀지만 경기 내내 호주의 강한 압박에 고전하며 효과적인 공격 루트를 만들지 못해 최전방의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잘츠부르크)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은 7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호주와 평가전에서 후반 30분 터진 황의조(감바 오사카)의 결승골을 앞세워 1-0으로 어렵게 이겼다.
후반 22분 황의조가 교체 투입되기 전까지 대표팀은 '전반전 슈팅 제로'에 그쳤고, 후반 18분 손흥민의 프리킥으로 첫 번째 슈팅을 기록할 만큼 졸전을 펼쳤다.
그나마 황의조가 투입되자마자 팀의 두 번째 슈팅을 기록했고, 마침내 황의조가 팀의 세 번째 슈팅을 결승골로 만들면서 간신히 승리할 수 있었다.
벤투 감독은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1위인 호주를 상대로 3-5-2 전술을 가동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치러진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에서 스리백 전술을 처음 사용한 벤투 감독은 6개월여 만에 이 카드를 꺼내 들었다.
대표팀은 손흥민과 황희찬 투톱에 황인범(밴쿠버)-이재성(홀슈타인 킬)이 공격형 미드필더를 맡고, 좌우 윙백에 김진수(전북)와 김문환(부산)까지 공격에 가담하면서 사실상 6명의 공격 자원으로 호주를 상대했다.
후방 빌드업의 시작은 수비형 미드필더 주세종(아산)이 맡았다.
결과적으로 대표팀은 호주의 강한 전방 압박에 밀려 벤투호 전술의 핵심인 빌드업 작업을 제대로 해내지 못했다.
볼을 이어받은 주세종은 호주의 강한 전방 압박에 루트를 찾지 못해 전진 패스 투입에 애를 먹었다.
황인범과 이재성 역시 중원에서 호주 미드필더의 압박에 밀려 손흥민과 황희찬에게 볼을 넣어주지 못했다.
더구나 호주의 공세를 막아낸 이후 빠른 역습 전환에도 실패한 벤투호는 전반전에 '슈팅 제로'라는 최악의 순간까지 경험해야 했다.
벤투 감독은 후반 22분 '슈팅수 0'에 그친 황희찬을 빼고 황의조를 투입하고, 후반 28분 왼쪽 윙백 자리에 김진수 대신 홍철(수원)을 내보내며 전술 변화를 시도했다.
공교롭게도 한국은 후반 30분 홍철의 왼쪽 측면 크로스를 황의조가 결승골로 만들면서 힘겹게 승리를 따낼 수 있었다.
비록 승리는 했지만 벤투호는 상대의 강한 압박과 두꺼운 수비벽을 만나면 해결책을 제대로 찾지 못하고 고전하는 약점을 또다시 드러내고 말았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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