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부패에 국민 불만…"경제 상황 훨씬 나빠져"
(카이로=연합뉴스) 노재현 특파원 =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라이베리아 국민 수천명은 지난 7일(현지시간) 수도 몬로비아의 대통령 관저 근처에서 거리시위를 하고 물가 급등과 부패 문제에 항의했다고 아랍권 매체 알자지라방송, 로이터, AFP통신 등이 8일 보도했다.
시위대는 조지 웨아(52) 라이베리아 대통령을 '배신자'라고 비판했으며 일부 시위대는 생활조건 개선 등을 요구하는 현수막을 들었다.
시위 참가자 이스마엘 하산은 로이터에 "웨아 대통령은 국가를 옳은 방향으로 통치하지 않고 있다"며 "국가의 경제 상황은 훨씬 나빠졌다"고 주장했다.
60대 시위 참가자 조지프 무어는 알자지라방송과 인터뷰에서 "웨아 대통령은 국민의 외침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라이베리아는 국민 대부분이 빈곤에 시달리고 있고 작년 12월 물가상승률이 28.5%를 기록하면서 서민의 고통이 심각하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올해 라이베리아의 경제 성장률을 0.4%로 예상할 정도로 경기 침체에 빠져 있다.
더구나 지난해 해외에서 제조된 신권 약 1억 달러(1천120억 원)가 라이베리아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사라지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현 정부에 대한 국민의 불만이 커졌다.
시위대는 이날 법무부 장관에게 보낸 탄원서에서 정부가 공금을 남용하고 건강 및 교육 프로그램에 자금을 충분히 지원하지 않는다고도 비판했다.
AFP는 웨아 대통령이 정치적 시험대에 올랐다고 분석했다.
전설적인 축구스타 출신인 웨아 대통령은 2017년 12월 대선 결선에서 젊은이와 서민들의 지지에 힘입어 60%가 넘는 득표율로 당선됐다.
몬로비아의 극빈촌에서 할머니 손에 자란 웨아 대통령은 1990년대 유럽 프로축구리그에서 맹활약하며 '흑표범'이라는 별명으로 인기를 끌었다.
웨아 대통령은 작년 1월 취임식에서 공공 서비스에서 부패를 종식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그가 집권한 뒤에도 부패 문제가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고 외신은 평가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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