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 주재 프리드먼 대사 NYT 인터뷰…팔레스타인 "전쟁범죄" 반발
(뉴욕=연합뉴스) 이귀원 특파원 = 데이비드 프리드먼 주이스라엘 미국대사가 팔레스타인 자치령인 요르단강 서안지구(웨스트 뱅크)의 일부 지역을 이스라엘이 병합할 권리가 있다고 밝혀 논란이 예상된다. 당장 팔레스타인은 반발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8일(현지시간) 프리드먼 대사가 인터뷰에서 "나는 특정 조건에서 이스라엘이 전체는 아니더라도 일부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요르단강 서안지구에 대한 이스라엘의 병합(annex) 권리를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지난 4월 총선 직전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이 총선에서 승리하면 요르단강 서안의 정착촌을 합병하겠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바 있다.
요르단강 서안은 1967년 이스라엘이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후 점령한 지역이고 이스라엘은 이곳에서 유대인 정착촌을 계속 늘리고 있다.
NYT는 이스라엘의 요르단강 서안 병합은 국제법을 위반하고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과 관련해 이른바 '2국가 해법'에 치명적인 타격이 될 수 있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프리드먼 대사는 2016년 이스라엘의 정착촌이 국제법 위반이라는 내용의 유엔 결의와 관련, 팔레스타인에 요르단강 서안지구와 동예루살렘 전체가 자신들의 것이라는 믿음을 줬다면서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를 비판했다.
그러면서 "확실히 이스라엘은 그것(요르단강 서안)의 일부를 가질 권리가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프리드먼 대사는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에 대한 병합을 일방적으로 추진하면 미국이 어떻게 대응할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변을 피했다고 NYT는 전했다.
프리드먼 대사는 이와 관련 다만 "얼마나, 어떤 조건에서, 왜 그것이 이치에 맞고 이스라엘과 지역을 위해서 좋은 것인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더 많은 문제를 만들지 않을 것인지 등에 대해 우리가 이해할 때까지 우리는 견해가 없다"면서 "이런 것들은 우리가 이해하기를 원하는 것이고 나는 속단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팔레스타인해방기구(PLO)의 사에브 에레카트 사무총장는 프리드먼 대사의 언급에 대해 트위터를 통해 "그들의 견해는 점령지 병합에 관한 것으로, 국제법하에서 전쟁범죄"라고 비난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잇따른 친 이스라엘 행보로 팔레스타인과 아랍권의 반발을 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12월 분쟁지역인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는 이른바 '예루살렘 선언'을 하고, 지난해 5월 텔아비브에 있던 이스라엘 주재 대사관을 예루살렘으로 옮겼다.
미국은 지난해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중동 평화협상을 계속 거부한다는 이유로 국제기구를 통한 팔레스타인 지원을 대폭 삭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3월에는 분쟁지역인 골란고원에 대한 이스라엘의 주권을 인정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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