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정용호 세네갈과 8강전서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고 4강 진출
(비엘스코-비아와[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한국축구의 미래들이 마침내 멕시코 4강 신화를 재현했다. 무려 36년 만의 일이다. 이제는 역대 최고 성적, 나아가 첫 우승 꿈도 꾼다.
정정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이 9일 오전(한국시간) 폴란드 비엘스코-비아와 경기장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8강전에서 아프리카 강호 세네갈에 연장 혈투 끝에 3-3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 끝에 3-2로 이겼다.
1-2로 끌려가 패색이 질던 후반 53분 이강인(발렌시아)의 코너킥에 이은 이지솔(대전)의 헤딩골로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간 뒤 연장 전반 6분 이강인의 침투패스를 받은 조영욱(서울)의 득점으로 3-2로 앞섰다.
비록 연장 후반 추가시간 아마두 시스에게 동점골을 내주고 승부차기에서도 1, 2번째 키커가 실축하는 어려운 상황을 맞았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기적같은 승리를 이끌었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이 대회 역대 최고 성적을 낸 983년 멕시코 대회 4강 신화를 재현했다.
우리나라는 1977년 시작한 이 대회에서 2회째였던 1979년 일본 대회 때 처음 본선에 진출했다.
처음 본선 조별리그를 통과한 것은 4강 신화로 유명한 1983년 멕시코 대회에서다.
당시 박종환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우리 대표팀은 스코틀랜드와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0-2로 패했지만, 개최국 멕시코를 2-1로 제압하고 분위기를 바꾸더니 3차전에서 호주를 2-1로 누르고 8강에 올랐다.
8강에서 우루과이와 마주한 한국은 연장 접전 끝에 2-1로 승리, 4강까지 진출했다.
4강에서는 '삼바 축구' 브라질을 상대로 전반 14분 김종부가 선제골을 넣었으나 기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폴란드와의 3~4위 결정전에서도 연장전까지 벌여 1-2로 분패하는 바람에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 대회에서 보여준 태극전사들의 강렬한 인상에 한국 축구 대표팀에는 '붉은 악마'라는 애칭도 생겼다.
한국은 1991년 포르투갈 대회에는 남북단일팀을 구성해 출전했다.
당시 아르헨티나와의 1차전에서 1-0으로 승리하는 등 1승 1무 1패, 조 2위로 8강에 올랐으나 브라질에 1-5로 크게 지는 바람에 4강 신화 재현은 무산됐다.
이후 대회에서는 본선 조별리그 탈락, 본선 진출 실패가 이어졌다.
1997년 말레이시아 대회 조별리그에서는 브라질에 3-10 참패를 당하는 등 역대 최악의 성적인 1무 2패로 조 최하위에 그치기도 했다.
2003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 다시 16강에 올랐으나 2005년과 2007년에는 거푸 본선 조별리그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2009년 이집트 대회부터 이번 대회까지는 본선 진출에 실패한 2015년 뉴질랜드 대회를 제외하고 본선에 참가한 대회에서 5회 연속 조별리그를 통과했다.
2009년 이집트 대회와 2013년 터키 대회에서는 8강에 올랐고, 이번에 4강 신화까지 다시 썼다.
어린 태극전사들이 이번 대회에서 세계 강호들을 상대로 전혀 주눅 들지 않는 플레이로 재능을 드러내고 가능성을 확인한 것은 한국축구로서는 큰 수확이다.
대표팀은 포르투갈, 아르헨티나 등이 속한 '죽음의 조'에서 2승 1패로 조 2위를 차지하고 16강에 올랐고 숙적 일본도 꺾고 8강까지 나아갔다.
아프리카 강팀 세네갈에도 체력, 체격조건에서 모두 열세였지만 이번 대회 최고의 명승부를 펼치며 4강에 올랐다.
대표팀은 오는 12일 오전 3시 30분 루블린에서 에콰도르와 4강전을 치른다.
에콰도르를 꺾으면 역대 최고 성적을 예약하고 사상 첫 우승에도 도전할 수 있다.
hosu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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