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소현 "각오가 따로 있나요, 이겨야죠"…이은미 "벤치조도 완벽 준비"
(그르노블=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4년 전 한국의 사상 첫 국제축구연맹(FIFA)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을 일궈낸 윤덕여호의 '언니들'이 2회 연속 조별리그 통과 도전의 분수령에서 나이지리아를 잡을 궁리에 한창이다.
9일 오후(현지시간) 대표팀 훈련이 열린 프랑스 그르노블의 스타드 브누아 프라숑에서 만난 '캡틴' 조소현(웨스트햄)은 "나이지리아는 특히 공격진의 스피드가 좋은 팀이다. 킥으로 볼이 넘어올 때 뒷공간을 내주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9 여자 월드컵 개막전에서 프랑스에 0-4로 대패한 한국은 12일 오후 10시 그르노블의 스타드 데잘프에서 나이지리아와 운명의 2차전을 벌인다.
나이지리아도 첫 경기 노르웨이에 0-3으로 져 2차전은 '끝장 승부'가 예고됐다. 이 경기에서 지는 팀은 2연패로 사실상 조별리그 통과가 어려워진다.
나이지리아는 FIFA 랭킹 38위로 우리보다 순위가 크게 낮고, 첫 경기 득점 없이 패배를 기록했으나 "만만하게 볼 팀이 아니다"라는 게 선수들의 공통된 견해다.
수비수 김도연(현대제철)과 이은미(수원도시공사)는 "월드컵에서 경쟁하는 팀들은 약하게 볼 팀이 하나도 없다. FIFA 랭킹은 중요하지 않다"면서 "나이지리아의 경우 빠른 공격진에 대한 대비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988년생 동갑내기인 조소현, 김도연, 이은미는 2015년 캐나다 대회 때 한국의 사상 첫 16강 진출에 앞장선 멤버들이다.
대표팀 내에 이제 1980년대생은 이들 셋에 '엄마 선수' 황보람(32) 뿐일 정도로 최고참급이 됐다.
4년 전 첫 경기 패배를 딛고 사상 첫 승점 획득, 승리, 16강 진출까지 연이어 달성한 경험이 있는 만큼 이들은 중요한 일전을 앞두고 동생들을 다독이며 중심을 잡고 있다.
윤덕여 감독은 "한 팀에 모두 노장만, 모두 젊은 선수만 있을 수는 없다. 적절한 조화가 필요하다"면서 "우리 팀에서도 조소현을 비롯해 언니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잘 해주고 있다. 후배들도 잘 따르는 것 같다"고 신임을 보냈다.
이은미는 "캐나다 때도 첫 경기 브라질전 패배 이후 빨리 보완하며 다음 경기를 준비했다"고 떠올리며 영광의 재현을 꿈꿨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주전조는 아니지만, 주전의 공백이 생기더라도 그만큼 할 수 있도록 팀에 도움이 될 수 있게 몸을 잘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조소현은 "각오가 따로 있나요. 이겨야죠"라며 "우리와 나이지리아 모두 승리해야 하는 팀이라 치고받을 것 같다. 무조건 16강에 갈 수 있게 끌고 가는 역할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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