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탓 경제위기 온다" 글로벌 재무장관들 경고

입력 2019-06-10 09:01  

"미중 무역전쟁 탓 경제위기 온다" 글로벌 재무장관들 경고
프랑스 "세계 전역 경기둔화"…독일 "기업들 투자 보류"
IMF·WB 경고에도 미국 "경기둔화는 무역전쟁 결과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세계 주요 경제권의 재무장관들이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글로벌 경제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10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전날 일본 후쿠오카에서 막을 내린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 참석한 장관들은 글로벌 경제 성장세의 둔화를 두고 이런 걱정을 토로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미국과 중국이 실질적, 전면적 무역전쟁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르메르 장관은 "내 생각으로는 G20 모두가 이런 상황이 경제위기, 경제성장 결핍, 세계 전역의 경제 성장세 둔화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뿐만 아니라 유럽으로까지 확장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보호주의 통상정책 때문에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불확실성이 급격히 커지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올라프 숄츠 독일 재무부 장관은 "상황의 불안전성 때문에 우리의 근본적인 경제지표가 영향을 받는다는 점은 모두 안다"며 "통상갈등에서 탈출할 길이 있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을 상대로 한 고율 관세와 수출입 제한 조치의 수위를 높일 뿐만 아니라 글로벌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숄츠 장관은 "이런 불안전성의 간접적 영향으로 기업들이 투자 결정을 연기하고 있다"며 통상갈등이 경제 심리에 미치는 악영향도 강조했다.
캐나다에서도 기술 패권 다툼으로 번져가는 미중 무역전쟁 때문에 유탄을 맞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 나왔다.



빌 모노 캐나다 재무장관은 "중국이 카놀라 무역에 제한 조치를 가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카놀라의 품질과 관련된 게 아니라 우리 법체계에 대한 무역 대응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캐나다 당국은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부회장인 멍완저우를 미국 수배령에 따라 작년에 체포해 현재 미국으로 보낼지 여부를 결정하는 법원 심리를 진행하고 있다.
중국은 최근 캐나다산 카놀라에 대한 수입을 제한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멍 부회장의 체포와 인도 심리에 대한 중국의 압력 행사라는 관측이 많다.
주요 경제권의 재무장관들뿐만 아니라 최근 국제기구들도 무역전쟁을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달 글로벌 경제의 부진을 경고하면서 무역분쟁을 원흉으로 지목했다.
WB는 무역전쟁 때문에 글로벌 무역 증가세가 10년 만의 최저 수준으로 둔화했다고 지적했다.
IMF는 미국과 중국이 상호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 때문에 내년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이 이 추가 관세 영향이 없을 때와 비교할 때 0.5%, 4천550억달러(539조4천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산했다.
무역전쟁이 글로벌 경제를 해칠 것이라는 목소리가 쏟아지지만 미중 갈등이 해소될 조짐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다.
NYT는 "미국의 이익을 위해 국제통상 규칙을 다시 쓰려고 작심한 트럼프 행정부가 물러설 기색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번 G20 회의에서 "세계 일부에서 당신들이 보고 있는 경기둔화가 현재 무역갈등의 결과가 절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jangj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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