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수익금 모아 해군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기부
故최종근 하사 유족에게 익명의 편지·조의금 보내기도
(서울=연합뉴스) 이준삼 기자 =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천안함 용사들의 유족 등을 위해 써달라며 해군 '바다사랑 장학재단'에 1천만 원을 기부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충북 옥천군 옥천고 3학년에 재학 중인 김윤수(19) 군.
10일 해군에 따르면, 김 군은 중학교 3학년 때부터 매년 천안함 피격일과 현충일이 되면 대전현충원에 있는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찾아 그들의 헌신과 희생을 깊이 추모해왔다.
그러던 중 2017년 현충일에 대전현충원에서 천안함 전사자들의 어린 유가족들을 본 뒤 그들에게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가 '천안함 추모' 티셔츠를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한 배경이다.
김 군은 첫 수익금 100만원을 지난해 6월 천안함 재단에 익명으로 기부했다가 뒤늦게 선행이 알려지기도 했고, 이후에도 천안함 재단에 지속해서 성금을 기부해 왔다.
이런 인연으로 지난 3월에는 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 수호의 날' 행사의 공동 사회자로 선정돼 진행을 맡기도 했다.
김 군이 이번에 기부한 1천만 원 역시 지난해부터 제작 판매한 천안함 추모 티셔츠의 판매 수익금을 모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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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군은 10일 오전 천안함 46용사 묘역을 다시 찾았다.
그는 이 자리에서 "천안함 46용사들이 목숨 바쳐 대한민국을 지켰으니, 그들의 명예를 지키는 것은 국민이 당연히 해야 할 의무라고 생각한다"며 "해군 순직 및 전사자 가족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 군은 이어 계룡대 해군본부를 방문해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에게 기부증서와 천안함 추모 티셔츠 80장을 전달했다.
심 참모총장은 김 군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김 군의 선행이 호국보훈의 달을 맞아 해군은 물론 우리 사회에도 큰 울림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해군은 "천안함 추모 티셔츠는 천안함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고, 한장은 액자에 담아 대전현충원 천안함 46용사 묘역 표지석 옆에 전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정박용 밧줄 사고로 숨진 청해부대 고(故) 최종근(22) 하사 유족에게 따뜻한 위로의 편지와 함께 조의금 100만원을 보낸 익명의 10대 학생도 김 군으로 확인됐다고 해군은 전했다.
당시 편지에는 "안타까운 사고에 유가족분들께 위로(의 말을 건네며)와 국가의 부름에 마다하지 않고 자신의 의무를 다했음에 (최종근 하사에) 존경을 표합니다. 대한민국은 그대를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라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js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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