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만에 1천400달러 돌파 전망도 확산
(서울=연합뉴스) 김지연 기자 = 무역전쟁으로 글로벌 경기둔화 우려가 커지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관측이 확산하면서 금이 강세를 보이고 있다.
10일 블룸버그에 따르면 세계 금융시장에서 지난 7일 장중 한때 금 현물은 온스당 1천348.31달러까지 올랐다.
이는 지난해 4월 하순 이후 13개월여 만의 최고가다.
종가 기준으로 금 현물가는 지난달 30일 저점 이후 5% 급등했다.
선물 가격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뉴욕상품거래소(COMEX) 금 8월물은 지난 7일 장중 한때 온스당 1천352.70까지 올랐으며 8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지난해 1월 이후 최장기 상승세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금 강세는 세계 경제성장 둔화 우려에 따른 것으로 풀이됐다.
지난 7일 금 가격이 치솟은 것도 미국 노동부가 시장 예상에 크게 미치지 못한 5월 고용지표를 발표한 직후였다.
금이 대표적인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데다, 미 경기 우려가 연준의 금리 인하 관측에 더욱 힘을 실었기 때문이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고용지표 발표 이후 연방기금(FF) 금리선물 시장은 올해 2차례 이상 금리 인하 가능성을 87%가량 반영했다.
금리 인하 관측은 다른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와 미국 국채 금리에 하방 압력을 주고 있다.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2017년의 저점 수준에 근접하게 떨어졌으며 6개 주요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산정한 달러지수는 지난주에만 1.2% 하락했다.
시장 전문가들과 투자자들은 금값 추가 상승 전망을 키우고 있다.
미 상품선물거래위원회(CFTC)에 따르면 최근 1주일(지난달 29일∼이달 4일) 동안 헤지펀드 등 투자자들이 금에 대해 상승 베팅한 계약에서 하락 베팅한 계약을 뺀 거래는 전 주 대비 3배인 11만8천 계약으로 2018년 4월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팩트셋에 따르면 지난 3일 SPDR 골드트러스트 상장지수펀드(ETF)에 7억달러(8천273억원) 가까이 유입됐다. 1거래일 기준으로 거의 3년 만에 최대 유입액이다.
캐나다 TD 증권의 바트 멜릭 상품전략 책임자는 블룸버그에 "우리는 경기 주기의 끝물에 있고 연준은 금리 인하 쪽으로 가고 있다"며 "변동성과 주식시장 조정 리스크가 커지면서 금 시장으로의 상당한 자본 유입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금값이 올해 하반기 1천320∼1천375달러 수준을 보이다가 내년 초 1천400달러를 돌파해 내년 4분기 평균 1천425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은 올해 4분기 금값이 온스당 1천405달러로 오르고 내년 말까지는 1천480달러가 될 것으로 전망했으며 네덜란드 은행 ABN암로는 내년 1천500달러 돌파를 예상했다.
금값이 온스당 1천400달러 선을 넘은 것은 2013년 9월이 마지막이었으므로 6년 만의 최고치에 도달하는 때가 머지않았다는 전망이다.
cherora@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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