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임은진 기자 =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지난해 4월 미국을 국빈방문했을 때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선물한 '우정의 떡갈나무'가 결국 죽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 떡갈나무는 1차 세계대전이 벌어진 1918년 6월 미국 해병대가 독일군을 격퇴했던 프랑스 북부의 벨로 숲 인근에서 가져온 것이다.
당시 치열한 전투 중에 미군 1천811명이 전사했다.
마크롱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양국 간 우호 관계를 홍보하기 위해 언론 앞에서 직접 삽으로 흙을 퍼 나무에 덮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았다. 이 행사에는 브리지트 마크롱 여사와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도 동참했다.
마크롱 대통령은 트위터에 "100년 전 미군이 프랑스 벨로 숲에서 우리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해 싸웠다. 이 떡갈나무(트럼프 대통령에게 주는 나의 선물)는 백악관에서 양국 관계의 상징물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당시 두 정상은 남다른 친밀감을 연출했고, TV쇼 등에서는 두 사람의 '브로맨스' 풍자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백악관 앞 뜰에 심겨졌던 나무가 며칠도 안 돼 자취를 감추면서 논란이 일었다.
나무는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에 노란 잔디만 무성한 사진이 공개되면서 프랑스 내에서는 미국이 나무를 홀대한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제라르 아로 당시 주미 프랑스 대사는 트위터에 "해외에서 미국으로 들여온 동·식물의 검역은 의무"라며 검역 후 다시 '제자리'로 돌아올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AFP통신은 떡갈나무가 검역 과정에서 죽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은 프랑스 일간 르 몽드가 지난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처음 알렸고, 뒤이어 현지 매체 르 피가로가 보도했다.
가디언은 미·불 우정의 떡갈나무가 죽은 것이 이란 해법부터 무역 분쟁까지 평행선을 달리며 소원해진 양국 정상의 관계를 반영한 것이라고 논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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