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월드컵] 새 역사 도전 밑거름 '강철 체력'…13㎞ 뛰는 정호진

입력 2019-06-11 07:57  

[U20월드컵] 새 역사 도전 밑거름 '강철 체력'…13㎞ 뛰는 정호진
파주 소집 때부터 3단계 체력훈련 진행…근력 강화 위해 웨이트 집중"
"하프타임엔 흡수 빠른 에너지 제품 섭취…경기 후엔 체리 주스도"


(루블린[폴란드]=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강팀과 연이은 혈투, 장거리 이동, 상대보다 짧은 휴식. 밖에서는 정정용호의 체력을 걱정한다. 하지만 이미 4강 신화 재현에 성공한 한국축구의 미래들은 체력 때문에 더 큰 꿈을 꾼다.
한국 20세 이하(U-20) 대표팀은 12일 오전 3시 30분(이하 한국시간) 폴란드 루블린의 루블린 경기장에서 에콰도르와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4강전을 치른다.
멕시코 4강 신화를 36년 만에 다시 쓴 대표팀은 에콰도르만 꺾으면 한국 남자축구 사상 최초로 FIFA 주관대회 결승진출을 이룬다.
대표팀은 포르투갈과 조별리그 1차전부터 세네갈과의 8강전까지 15일 동안 무려 5경기를 치렀다. 세네갈전은 연장 120분에서도 승부를 못내 승부차기까지 벌였다. 이 사이 버스로 7∼9시간이 걸린 장거리 이동을 두 차례나 했다.
그런데도 정정용 감독은 FIFA에서 제공하는 경기 데이터를 바탕으로 "우리가 매 경기 상대보다 많이 뛰었다"고 밝혔다.
세네갈전과 관련해서도 "데이터상으로는 세네갈도 많이 뛰었지만, 연장전에는 확연하게 우리가 많이 뛰었더라"고 했다.
에콰도르전 하루 전날인 11일 오전 대표팀 훈련에 앞서 만난 오성환 피지컬 코치는 "상대에 대해 전술적인 분석을 하지만, 체력적인 분석도 한다. 상대 팀 체력 상태에 대한 데이터를 다 볼 수 있다"면서 "분석 결과 우리가 에콰도르보다 체력적으로 전혀 뒤지지 않을 자신이 있다"고 밝혔다.

오 코치는 독일 보훔대 스포츠과학대학원에서 트레이닝과학 석사과정을, 독일 라이프치히 스포츠과학대학원에서 트레이닝과학 박사과정을 밟고 현재 대한축구협회 피지컬 전임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오 코치는 우리 선수들이 악조건 속에서도 늘 상대보다 많이 뛸 수 있었던 배경에 대해 "4월 말 파주NFC에 모였을 때부터 준비한 훈련 스케줄을 선수들이 100% 잘 소화했다. 축구에서 요구되는 스피드, 근력, 지구력 훈련을 파주에서부터 이번 대회 첫 경기 4일 전까지도 했다"면서 "그런 효과에 선수들의 회복과 관련한 지원 스태프, 코치진의 노력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선수들한테 특히 부족한 게 있다. 근력 부분이다"라고 지적하고는 "우리 선수들도 처음에 똑같은 상태였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파주에서부터 집중적으로 준비했다"고 했다.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전반에는 잔뜩 움츠렸다가 후반에 상대를 몰아붙이는 정정용 감독의 전술에 체력이 뒷받침되면서 4강까지 거침없이 나아갔다.
오 코치에 따르면 대표팀의 피지컬 프로그램은 크게 세 시기로 나눠 진행됐다. 파주에서의 체력 상승기, 폴란드 전지훈련 때, 그리고 경기 개최 도시로 이동했을 때로 나뉜다. 오 코치는 "시기마다 훈련 프로그램은 똑같이 시행했다. 다만 강도나 양 조절에 변화를 줬을 뿐이다"라고 밝혔다.

하프타임에 대표팀 선수들은 후반에 힘을 빨리 내기 위해 흡수가 빠른 에너지 제품들도 먹는다. 오 코치는 "100% 탄수화물 성분으로 위에 들어가서 혈액까지 흡수되는데 바나나를 먹는 것보다 속도가 더 빠르다"는 설명을 곁들였다.
선수들은 체리 주스도 마신다. 오 코치는 "경기 끝나고 나면 두 가지에 초점을 맞춘다. 영양적인 것과 손상된 근육을 빠르게 회복하는 것"이라면서 "손상된 근육을 빨리 회복하는데 체리 주스가 여러 임상시험이나 과학적인 효과로 많이 증명됐다. 체리 주스를 경기 후에, 그리고 경기 다음 날 아침, 저녁으로 선수들이 먹는다"고 덧붙였다.
오 코치는 정정용 감독이 전술뿐만 아니라 스포츠 과학에도 상당한 조예가 있다면서 "선수들이 파주에 모였을 때 이미 시즌이 시작하고 얼마 안 돼서 몸 상태는 좋았다. 하지만 감독님은 좋은 상태를 유지하는 게 아니라 더 끌어올리는 걸 원했다. 나도 마찬가지였다"고 말했다.

우리 대표팀의 피지컬 훈련이 결승까지 7경기를 치르는데 맞춰 진행됐느냐는 물음에 오 코치는 "특정 경기에 맞춘다는 것은 없다. 대회 시작할 때부터 120분 동안 뛸 수 있는 체력으로 만들자고 준비했다"면서 "선진 축구에서는 '결승에 맞춘다'고 하는데 사실 그런 건 스포츠과학으로 보면 없다"고 잘라 말했다.
오 코치는 "뒤로 갈수록 체력이 떨어지는 건 당연하다. 첫 번째 경기가 다섯 번째 경기와 같을 순 없다. '문제'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중요한 건 뒤로 갈수록 그 떨어지는 정도를 얼마나 최소화하느냐다"라면서 "첫 경기를 앞뒀을 때 우리 선수들의 체력을 100이라고 보면 지금은 70 정도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렇다면 현재 대표팀 내 '체력왕'은 누구일까.
수비형 미드필더 정호진(고려대)이다. 오 코치는 "정호진은 포지션 상으로 많이 뛸 수밖에 없지만, 많이 뛰면서도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다"면서 "거의 한 경기에서 13km 가까이 뛰고 있다"고 소개했다.
hosu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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