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회 "중앙은행의 통화 공급 제한의 결과…추가 경기 위축 우려"
(서울=연합뉴스) 고미혜 기자 = 최악의 경제 위기를 겪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연간 물가 상승률이 1년 만에 100만% 아래로 떨어졌다고 베네수엘라 의회가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야권 주도의 베네수엘라 의회는 지난 5월 기준 연간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81만5천194%라고 발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한 달 전의 130만%에서 상당히 낮아진 수치다.
이는 중앙은행이 국내 통화 공급을 엄격히 제한한 데 따른 결과라고 로이터는 설명했다. 중앙은행이 전보다 볼리바르 신권 발행을 줄이면서 시중 은행들도 볼리바르 보유를 늘렸다.
이를 통해 인플레이션은 다소 진정됐지만, 은행 대출 여력이 축소되면서 이미 위축될 대로 위축된 경기의 추가 둔화가 우려되고 있다.
앙헬 알바라도 의원은 로이터에 "정부가 더 큰 경기 위축을 통해 인플레이션을 늦추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이번에 의회가 발표한 물가 상승률은 지난달 중앙은행이 발표한 수치와는 큰 차이가 있다.
2015년 이후 처음으로 공식 경제지표를 발표한 베네수엘라 중앙은행은 4월 기준 연간 물가 상승률이 13만60%라고 발표한 바 있다.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베네수엘라의 경제 위기의 원인을 두고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은 미국의 경제 제재 탓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야권에서는 정부의 물가와 통화 통제 시스템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데다 주요 산업의 잇단 국유화가 위기를 초래했다고 비난한다.
mihy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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