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정 MBC U2사무국 PD·김형일 라이브네이션코리아대표 인터뷰
"내한 성사 위해 반기문 전 총장부터 U2 동네 이웃까지 접촉"
(서울=연합뉴스) 송은경 기자 = 국내 록 음악 팬들 사이에서 U2는 내한 가능성이 가장 낮은 밴드로 꼽혔다. 오죽하면 '한반도가 통일되지 않는 이상 U2가 한국에 올 일은 없다'는 우스갯소리도 떠돌았겠는가.
그런 U2가 올겨울 드디어 한국 땅을 밟는다. U2는 MBC와 라이브네이션코리아 주최로 오는 12월 8일 오후 7시 고척스카이돔에서 첫 내한공연을 한다. 이번 공연은 '조슈아 트리 투어 2019' 일환이다. 1987년 발표한 앨범 '조슈아 트리' 30주년을 기념한 투어 '조슈아 트리 투어 2017'과 연동한다.
MBC U2 사무국 남태정 라디오PD와 김형일 라이브네이션코리아 대표는 최근 마포구 상암동 MBC사옥에서 열린 라운드인터뷰를 통해 U2의 내한이 성사되기까지 뒷이야기들을 들려줬다. MBC U2 사무국은 이번 내한공연을 위해 작년 초부터 MBC가 사내에 꾸린 조직으로, 대관, 홍보·마케팅, 프로그램 기획 등의 업무를 맡고 있다.
남 PD와 김 대표는 전설적인 록밴드 U2의 한국 공연이 마침내 성사된 데 대해 "타이밍, 인프라, 꾸준한 노력 등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진 덕분"이라고 입을 모았다.
U2가 오랫동안 한국 공연을 하지 못한 이유는 이들이 대형 공연장에 맞춤 제작한 무대와 장비를 직접 공수해가며 콘서트 투어를 하기 때문이다. 북미와 유럽은 트럭으로 장비를 운송할 수 있지만, 아시아는 비행기가 동원돼야 공연을 할 수 있다.
마침 '조슈아 트리 투어 2019'는 오는 11월 뉴질랜드를 시작으로 호주, 싱가포르, 일본, 한국 순으로 공연이 이어진다. 김 대표는 "호주 공연이 적시에 생겨 화물 전세기를 띄울 환경이 됐고, 고척돔도 지어진 지 3년이나 됐다"며 "국내 공연 시장과 인프라가 대형 공연을 유치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남 PD는 "2004년에 U2 공연 기획안을 올린 적 있고, 2009년 김 대표와 판문점 임진각 답사를 간 적도 있다"며 U2 내한공연을 오랜 기간 꿈꿔왔다고 밝혔다.
2006년 일본 사이타마 슈퍼 아레나에서 열린 U2 공연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그는 "당시 MBC 내에서 상업적 목적과 상관없이 한번 해보자는 분위기가 있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통하면 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반 전 총장과 접촉을 시도했다. 보컬 보노 옆집에 사는 아일랜드 거주 동포를 직접 만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
이번 U2 공연에서 가장 주목되는 것은 이들이 분단이라는 특수한 상황에 처한 한국에서 어떤 사회적 메시지를 내놓을까에 있다.
남 PD는 "2017년에 시작한 '조슈아 트리 투어' 마지막 장소로 한국이 결정된 데엔 중요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공연 전후에 특별한 메시지나 이벤트가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있다"면서 "U2는 한국적인 상황을 잘 알고 있다고 한다"고 귀띔했다.
이번 U2 공연은 규모 면에서 국내에서 열린 모든 콘서트를 통틀어 '역대급' 스케일을 자랑한다. 화물기 4대가 동원되고 여기에 트럭 40대 분량 장비가 실린다.
김 대표는 "이렇게 많은 물량을 가져오는 투어는 국내에 없었다. 콜드플레이도 화물기 1대 반 정도였다"고 했다. 고척돔 무대엔 아파트 한 채가 옆으로 누워있는 듯한 엄청난 크기의 스크린이 세워지고 그 위에는 8k 화질 영상이 흐를 예정이다.
문제는 U2 콘서트의 감동을 국내에서도 똑같이 구현할 수 있느냐다.
U2 팬들 사이에선 고척돔 음향에 대한 우려가 새어 나오고 있다.
김 대표는 "U2 콘서트 스태프는 공연계에서 유명한 프로들"이라며 "이번 공연에선 층마다 스피커를 다 달아놓을 예정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고 우려를 가라앉혔다.
남 PD 또한 "지난 1월 말 스태프가 답사를 다녀갔고, 장소도 장소지만 음향 엔지니어가 누구냐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사운드 문제는 전혀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nor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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