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거 반대 주민들 항의 후 퇴장, '반쪽'…몸싸움·거리 행진도
(공주=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11일 충남 공주시 아트센터고마에서 열린 '금강수계 공주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에서는 보 철거 여부를 놓고 다양한 의견이 쏟아졌다.
하지만 행사장에 입장했던 보 철거 반대 측 주민들이 토론회 초기 이창선 공주시의회 부의장을 따라 퇴장하면서 '반쪽짜리' 토론회로 전락했다. 양 측간 가벼운 몸싸움도 있었다.
반대 측 주민들은 토론회장 앞에서 집회를 연 뒤 공주 시내로 이동해 거리 행진을 하기도 했다.
토론회에서는 농업용수 부족을 이유로 보 철거를 반대하는 주민·정치 세력에 대한 비판과 보 철거 찬성 목소리가 잇따랐다.
공주 우성면의 한 농민은 "공주보 인근에서 소를 키우는데 우리 동네는 금강물을 취수해 농사를 지은 적이 한 번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농민은 "공주보가 생긴 이후 물고기가 떼죽음 당하고 녹조라떼가 생기고, 썩은 냄새가 났다"며 "보를 열었더니 그 모든 현상이 없어졌다"고 덧붙였다.
다른 주민은 "공주보를 막기 전에 물이 모자라서 농사를 짓지 못했다는 말, 물고기가 죽어 나간다는 말, 녹조·큰빗이끼벌레·깔따구가 있다는 말을 듣지 못했다"며 "공주보 때문에 이런 모든 문제가 생겼으니 공주보를 해체하자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곡면의 한 농민은 "식수·홍수·가뭄에 대비하려고 보를 막았을 텐데 공주보는 이들 목적과는 전혀 상관이 없다"며 "물을 썩히는데다 아무런 쓸모가 없는 공주보를 막대한 돈을 들여 유지할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농민은 "공주보를 닫아 금강에 물이 많이 차면 안개가 많이 끼고, 안개가 끼면 일조량이 부족해 작물이 건강하게 자라지 못한다"며 "아침에 출근할 때도 금강 변에 안개가 많이 끼다 보니 차량 속도가 늦어지는데 이런 환경 변화 부분에 대해서는 아무런 얘기가 없다"고 지적했다.
보 해체를 반대하는 주장도 나왔다.
공주 신관동에 사는 한 주민은 "지을 때 1천억원이 든 공주보를 해체할 때 또 770억원이 들어간다"며 "모두 국민 혈세인데 그 돈을 가볍게 생각할 수 없다, 어떻게 든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관찰하고 5∼10년 연구한 뒤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천안에서 온 한 참석자는 "보를 1㎝만 띄워 물을 항상 밑으로 빼주면 깨끗하게 흐른다"며 "보를 없애지 말고 개량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농번기에 토론회를 열었다'는 이유로 행사장을 빠져나간 이 부의장에 대한 비판도 제기됐다.
한 참석자는 "토론회를 시작할 때 이 부의장이 막무가내로 마이크 들고 회의를 방해했다"며 "자기 의견과 다르다는 이유로 사람들을 몰고 나가 토론회를 무산시키려는 행동은 시민 대표라는 시의원이 할 짓은 아니다"라고 비난했다.
한편, 공주·부여·청양이 지역구인 자유한국당 정진석 국회의원은 이날 오후 3시 국회 헌정기념관 대강당에서 4대강 보 파괴 저지 대토론회를 개최했다.
kjun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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