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소연, 프랑스전 침묵 딛고 골문 정조준…GK 김민정, 2경기 연속 선발 출격 준비
(그르노블[프랑스]=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2019 국제축구연맹(FIFA) 프랑스 여자 월드컵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 A조 2차전을 준비하는 한국 대표팀의 '에이스' 지소연(28·첼시)은 경기장, 훈련장은 물론 숙소에서까지 누구보다도 바쁘다.
특히 숙소에선 룸메이트인 골키퍼 김민정(23·현대제철)의 '정신 교육'이 그의 일과 중 하나다.
16강 진출의 명운이 걸린 나이지리아전(12일 오후 10시)을 앞두고 프랑스 그르노블의 스타드 데잘프에서 만난 지소연은 "민정이가 덩치는 제일 큰데 목소리는 모기 같다. 멘털도 약한 편"이라며 "자신감을 심어주려고 노력한다"고 전했다.
이번 대표팀에선 수비수 김혜리(29)-측면 공격수 강채림(21·이상 현대제철)을 비롯해 고참급 선수와 신예가 방을 함께 쓰는 경우가 많다. 서울 오주중, 동산정보산업고 선후배인 지소연-김민정도 그중 하나다.
월드컵을 앞두고 골키퍼들의 연이은 부상 속에 '예비 선수'로 대표팀에 합류한 뒤 극적으로 최종 엔트리까지 승선한 김민정은 프랑스와의 1차전 선발로 낙점돼 생애 첫 월드컵 경기를 치렀다.
A매치 출전만 120경기에 육박하고 유럽 무대에서도 경험이 풍부한 지소연은 아직 큰 경기 경험이 많지 않은 김민정의 든든한 조력자가 되고 있다.
지금은 프랑스와의 월드컵 첫 경기에서 4골을 실점한 이후 자칫 떨어질 수 있는 자신감을 북돋우는 게 관건이다.
공격수 입장에서 상대 공격진이나 플레이에 대해 공유하는 것도 그의 몫이다.
지소연은 "나이지리아가 뒷공간 공략을 많이 하더라. 골키퍼도 예측해서 볼을 잘 처리할 수 있게끔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민정이에게 얘기한다"면서 "그라운드에선 언니, 동생이 없다. 필요할 때 필드플레이어들이 제대로 내려오지 않으면 큰 목소리로 '야!' 하라고 했다"고 귀띔했다.
이어 "상대 간판 공격수인 아시사트 오쇼알라는 영국에서 맞붙어 본 선수다. 노르웨이와의 1차전에서도 보였듯 스피드가 뛰어난 선수"라며 "마무리는 조금 떨어지는 게 보이는데, 우리 선수들이 방심 없이 따라다닌다면 잘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승 후보 프랑스와의 개막전 0-4 완패 때 자신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는 미안함을 약으로 삼은 지소연은 나이지리아를 상대로는 물러서지 않겠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그는 "월드컵에 우리보다 약한 팀은 없지만, 나이지리아가 빈틈이 있긴 하더라"면서 "전방 압박도 강하게 하면서 공격적으로 맞설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이어 "우리 선수들은 너무 착하게 한다. 상대가 거칠게 하면 똑같이 해야 한다"며 "태클도 터프하게 하고, 작은 기 싸움부터 밀리지 말자고 후배들에게 얘기하고 있다"며 정면 승부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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