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프로야구 kt wiz는 11일 SK 와이번스에 힘 한번 쓰지 못하고 1-13으로 대패했다.
이동통신사 라이벌 대결에 걸맞지 않게 kt는 올 시즌 SK만 만나면 부리던 마법도 멈춘다. 반환점을 앞둔 시점에서 세 차례 1점 차 패배를 포함해 SK에 1승 8패로 완전히 밀렸다.
SK와 두산 베어스가 선두권에 올라 잘 나가는 이유는 너무나 뻔하다. 만나면 승리하는 팀을 세 팀이나 거느린 덕분이다.
SK는 kt를 필두로 삼성 라이온즈(7승 1패), 한화 이글스(6승 2패)에 강했다. 세 팀을 상대로 따낸 승수가 21승으로 현재 승패 차(43승 1무 22패)와 같다.
지난해 LG 트윈스에 15승 1패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올린 두산은 올해엔 표적을 KIA 타이거즈로 바꿨다.
두산은 KIA를 상대로 7승 2패를 거둬 5승을 더 수확했다. 두산은 지난해 25승을 따낸 삼성(7승 2패)과 롯데 자이언츠(5승 무패)에 올해에도 확실한 천적 노릇을 하고 있다.
두산 역시 지금의 승패 차(41승 26패)의 수익을 희생양 세 팀에서 얻었다.
현장 지도자들은 포스트시즌에 오르려면 확실한 희생양으로 두 팀 정도를 잡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그래야 승수 계산에서 착오를 줄일 수 있어서다.
세 팀씩이나 잡은 SK와 두산이 순위 싸움에서 고공비행 중이고, 하위권 두 팀 이상으로부터 승수를 쌓은 나머지 세 팀이 중위권에서 경쟁한다.
11일 현재 먹이사슬의 최대 희생양은 kt다.
LG(2승 7패)에 크게 뒤진 승률을 롯데전 승률(7승 2패)로 상쇄하더라도 SK, NC(5패)에 너무 많이 졌다. 28승 39패로 승패 차 -11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하는 건 SK, NC에 13승이나 퍼줘서다.
공동 6위 삼성이 SK, 두산에 크게 밀리고도 중위권 도약의 희망을 품는 건 NC를 7승 1패로 눌러서다.
마운드 붕괴 탓에 최하위로 추락한 롯데는 지난해엔 상대 전적에서 5팀을 앞섰지만, 올해엔 삼성(5승 4패)만 간신히 이길 정도로 승수 자판기로 전락했다.
반등의 시작은 천적의 기를 꺾는 데서 출발한다.
포스트시즌 막차인 5위보다 불과 1.5경기 뒤져 가을 잔치를 놓친 작년 LG의 사례는 한 팀에 일방적으로 밀리면 가을 야구의 영광을 꿈꿀 수 없다는 사실을 증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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