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중심적 삶 극복하고 참된 '나' 찾기

입력 2019-06-12 10:13  

자기중심적 삶 극복하고 참된 '나' 찾기
'최준식 교수의 철학 파스타', 삶의 환희 만나는 방법 제시

(서울=연합뉴스) 임형두 기자 = 삶은 고해(苦海)와 같다고 한다.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나 막연한 불안감 속에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이런 고통을 극복할 길은 없을까? 불안이 아니라 환희를 느끼며 살아갈 수는 없겠느냐는 거다. 자신만의 의미를 찾아낼 수 있다면 누구나 새롭고 신나는 인생길 항해가 가능하다.
죽음학 선구자이자 종교학 권위자인 최준식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한국학과 교수가 그 해답을 제시한다. 신간 '최준식 교수의 철학 파스타'는 참되고 생생한 삶을 살려면 자의식을 초월한 깨달음 단계로 도약해야 한다며 죽음학, 종교학, 심리학을 넘나드는 통합적 관점에서 인생을 성찰한다.
저자에 따르면, 많은 사람이 고통에서 벗어난 삶을 기대하며 종교를 찾는다. 그러나 대부분은 종교에서 답을 얻어내지 못한다. 이는 현실 종교들이 철학 빈곤 상태에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철학 없는 종교는 제 기능을 하기가 어렵다.
최 교수는 2005년 출간된 자신의 저서 '종교를 넘어선 종교'에 바탕을 둔 이번 신간으로 철학적 개념과 종교적 초월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삶과 죽음, 종교를 넘나드는 저자 특유의 철학 강의라고 하겠다.
인간이 동물과 다른 점은 뭘까? 바로 자의식이다. 이 자의식 덕분에 인간은 자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비로소 알게 된다. 의식이 생기면서 '주체적 나'와 '객체적 나'가 병존하며, 의식의 대상화 작용을 통해 생각이 탄생한다.
자의식이 발현될 때는 두 살 무렵. 그저 동물적 감각과 욕망만 갖고 있던 아기는 이 나이를 넘어서며 비로소 자신을 대상화하기 시작한다. '보는 나'와 '보이는 나', '생각하는 나'와 '생각되는 나'로 나눠 이원론적으로 지각하게 되는 것이다.
저자는 삶의 여정을 '전인격적 단계', '인격적 단계', '초인격적 단계'로 나눠 설명한다. 인간의 의식은 자의식이 없는 단계에서 자의식이 있는 단계로 한 번 진화한 뒤 그 자의식을 초월하는 단계로 또다시 비상하게 된다. 이는 종교에서 말하는 해탈과 구원에 해당하는데, 의식의 사슬에서 벗어남을 뜻한다.
책 제목이 말해주듯이 최 교수는 이 같은 삶의 진리를 면, 소스, 각종 재료로 만드는 파스타 요리법으로 비유해 하나하나 설명해간다.
이 요리의 첫 단계는 '나'라는 반죽. '나'는 단단하게 뭉쳐진 자의식 덩어리로 이 때문에 인간인 '나'의 삶은 고통스럽다. 온전한 파스타가 되려면 '나'라는 반죽 덩어리가 삶은 면발로 변해야 한다. 삶음 과정을 통해 반죽 덩어리가 날 것에서 익힌 음식이 되듯, '나'의 삶도 이 두 번째 과정에서 의미 탐색으로 성숙하게 된다.
세 번째 단계는 초월이다. 파스타 맛을 좌우하는 소스마냥 초월은 삶의 환희를 결정짓는다. 자의식을 뛰어넘을 때 궁극의 실재가 된다는 것. 마지막 네 번째 단계는 수행으로, 면과 소스가 버무려져야 음식이 완성되듯이 도약이라는 인생 소스의 버무림을 통해 진정한 환희에 도달하게 된다.
40년 가까이 종교학과 죽음학을 천착해온 최 교수는 "의식의 진화가 인격적 단계에서 끝난다면 인간은 가련하기 짝이 없는 존재가 되고 만다"며 "종교, 특히 영원 철학은 끝없는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을 구체적으로 제시한다"고 말한다. 이 책에서는 불교의 명상, 도교의 내단법, 이슬람교의 회전춤 등 다양한 수행법도 만난다.
서울셀렉션. 240쪽. 1만2천500원.


id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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