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들 '모아'로 부조…치료비·학원비도 현금 대신 사용
(제천=연합뉴스) 박재천 기자 = 전국 지자체 중 지역화폐가 가장 활발하게 사용되고 있는 충북 제천시에서 전에 없던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5만원권 지역화폐까지 등장하면서 이를 조사비 용도로 사용하는 시민이 적지 않다.
특히 지역의 공직자들이 이런 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제천시의 한 공무원은 "청탁금지법상 공직자들의 축의금과 조의금 상한액이 5만원인데 5만원권 '모아'(제천시 지역화폐 명칭)가 발행된 이후 이 5만원권으로 부조하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예식장이나 장례식장도 대부분 모아 가맹점이므로 혼주나 상주가 부조 받은 지역 화폐로 대금을 결제한다.
지역화폐 주무 부서인 지역경제팀 관계자는 "병원 입원·치료비나 학원비 등 상당한 액수의 대금도 모아로 결제하는 추세"라며 "시민의 마음과 힘을 모아 어려운 지역경제를 함께 살리자는 취지로 도입한 지역화폐 사용 문화가 정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제천시는 지난 3월 초와 지난 4월 말에 모두 40억원 어치의 모아를 발행한 데 이어 지난달 17일 60억원 어치를 추가 발행해 판매에 들어갔다.
지난달 발행분에는 5만원권이 추가됐다. 5천원권과 1만원권, 5만원권 등 3종의 모아가 현금 1만원권 크기로 제작됐다. 그동안 유통된 모아는 실제 지폐보다 조금 컸다.
시민들은 17개 금융기관에서 모아를 4% 할인된 가격에 구매해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고 있다. 현재 모아 가맹점은 5천80곳이다.
시는 오는 10월에는 모바일형 모아도 선보일 계획이다.
jcpar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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