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않고 실사 저지하는 부분은 계약적, 법적 면책 안 돼"
대우조선 노조 "매각철회 없으면 만날 이유 없어"…축소 실사 거부
(거제=연합뉴스) 이정훈 김선경 기자 =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가 또 무산됐다.
조영철 현대중공업 부사장(CFO·최고재무관리자), 강영 전무 등 현대중공업 현장실사단 10여명은 12일 오전 11시께 경남 거제시로 내려와 옥포조선소 정문을 봉쇄 중인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와 대화를 시도했다.
지난 3일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실사를 시도하다 노조 반발로 물러난 지 10일 만이다.
실사단은 거제 도착에 앞서 대우조선 임원진, 산업은행과 함께 옥포조선소 인근 애드미럴 호텔에서 4자 간담회를 하자고 노조에 제안했다.
그러나 노조는 매각철회가 없으면 만날 이유가 없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한 채 대화 제의를 거부했다.
실사단은 결국, 호텔에서 박두선 옥포조선소장, 최용석 지원본부장 등 대우조선 경영진과 간담회만 하고 정오를 조금 넘겨 철수했다.
옥포조선소 입구에서 대기하며 야드 진입을 시도했던 지난 3일과 달리 이번에는 간담회 후 곧바로 서울로 떠났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현장실사 기간을 지난 3일부터 2주간 정했다.
예정대로라면 현장실사는 오는 14일 끝난다.
그러나 대우조선 노조 등이 정문 등 옥포조선소 출입구 6곳을 24시간 막으면서 현장 실사는 전혀 진척이 없는 상태다.
조영철 부사장은 간담회 후 기자들과 만나 "내일과 모레 이틀간 축소 실사를 하려고 노조에 협조를 구하려 내려왔다"며 "진정을 담아 현장 실사 협조요청을 하려 했는데 노조가 거부해 유감이다"고 말했다.
그는 "노조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대화 자리에 나오지 않고 현장실사를 저지하는 부분은 계약적, 법적으로 면책이 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면책이 되지 못한다'는 의미에 대해 "정당화하기 어렵다는 의미"라고 부연 설명했다.
그는 또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어려움을 타개하는데 노조가 선제적으로 참여해달라"며 큰 틀에서 노조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현장실사를 계속하느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실사가 원만하게 이뤄지지 못해 아쉽고 하루빨리 됐으면 한다"며 "현장실사 기간이 이번 주 까지니 정해진 기간 내에는 실사가 어렵다고 판단한다" 말했다.
그러면서도 조 부사장은 현장실사를 건너뛴 실사 종결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그는 "산업은행과 실사를 계속 협의하겠다"며 "딜(대우조선해양 인수)이 종결될 때까지 반드시 실사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우조선 노조와 대우조선해양 동종사 매각반대 지역경제살리기 거제범시민대책위원회 소속 시민단체 회원들은 정문 봉쇄를 계속했다.
그러나 간담회 장소인 호텔에는 나타나지 않아 노조와 현장실사단 사이 접촉은 전혀 없었다.
전날 대우조선 매각 중단 등 절차 재검토를 요구하는 입장문을 발표했던 변광용 거제시장은 이날 호텔을 찾아 현대중 실사단에 면담을 요청했다.
그러나 실사단은 다음 기회에 만나자며 면담을 피했다.
실사단은 "현장실사를 협의하러 온 자리에 딜 자체를 거론하기가 적절하지 않다"는 이유로 거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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