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 인 블랙4' '존윅3' 극장가 흥행 판도 바꿀까

입력 2019-06-12 12:05  

'맨 인 블랙4' '존윅3' 극장가 흥행 판도 바꿀까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 영화 '기생충'과 '알라딘'이 극장가 흥행을 주도하는 가운데 할리우드 유명 시리즈들이 찾아온다.
검은 재킷과 검은 선글라스를 끼고 외계인에 맞서는 요원들(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과 전설의 킬러 존 윅의 활약을 보여주는 액션 끝판왕(존윅3: 파라벨룸)의 귀환이 흥행 판도를 바꿀 수 있을지 주목된다.

◇ 남녀 콤비·소소한 재미…'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
12일 개봉한 '맨 인 블랙: 인터내셔널'은 '맨 인 블랙3'(2012) 이후 7년 만에 나온 4편이다. 1997년 첫선을 보인 '맨 인 블랙' 시리즈는 인간의 모습으로 변장한 외계인이 정부 비밀기관 감시를 받으며 지구 곳곳에 살고 있다는 세계관을 바탕으로 한 코믹 SF 액션 첩보물. 외계인을 우리 이웃으로 끌어들인 독특한 상상력과 유머로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전편들이 미국을 배경으로 윌 스미스와 토미 리 존스, 남남(男男) 콤비를 내세웠다면, 신작은 영국 런던을 배경으로 남녀 콤비를 내세워 차별화를 꾀했다.
마블 영화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토르 역을 맡은 크리스 헴스워스와 발키리 역의 테사 톰슨이 외계인을 감시하는 비밀 정부 기관 MIB의 에이스 요원 H와 신참 요원 M 역을 맡았다. 최근 강인하고 진취적인 여성들을 앞세운 영화들을 선보이는 할리우드 시류를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만큼 테사 톰슨의 활약과 스토리가 돋보인다. 극 중에서는 '맨 인 블랙(Men In Black:검은 옷 입은 남자들)'이라는 기관명을 바꿔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농담도 나온다. 22년 전과 확연히 달라진 요즘 분위기를 의식해 스스로 영화 제목을 농담 소재로 삼은 것이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 달라진 외모로 충격을 줬던 크리스 헴스워스는 다시 예전 모습으로 돌아와 '수트발'을 한껏 뽐낸다. 그런 그가 이 작품에서 망치를 집어 들고는 '낯익은 그립감(잡는 느낌)'을 언급할 때는 웃음이 터질 수밖에 없다.
엘리트 요원이지만 어딘가 어리숙한 H와 매사 똑 부러지는 M은 서로 단점을 보완하며 MIB 내부의 스파이를 찾는 임무를 수행한다.
다양한 모습의 외계인과 신무기를 보는 것은 이 시리즈가 주는 재미 중 하나다. 신작에서는 자유자재 모습을 변신시킬 수 있는 악랄한 외계인 종족 하이브부터 쌍둥이 외계인 등이 등장해 눈길을 사로잡는다. 무기들의 성능도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파리, 뉴욕, 런던, 모로코 사막과 이탈리아 섬 등을 오가며 촬영해 볼거리도 화려한 편. 소소한 유머들도 웃음을 자아낸다. 다만, 전편을 뛰어넘었다고 하기에는 전체적으로 밋밋한 편이다. 액션도, 비주얼도, 유머도 강력한 한 방이 느껴지지 않는다.

◇ 액션 끝판왕…'존윅3: 파라벨룸'
할리우드 배우 키아누 리브스(55)는 한국 관객들에게는 친숙한 편이다. 또렷한 이목구비와 동서양의 매력을 모두 지닌 '꽃미남' 배우로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1994년 액션 영화 '스피드'로 강한 인상을 남겼고, 1999년 시작된 3편의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전설적인 인물 네오를 연기해 할리우드 최고 액션 스타로 자리 잡았다. 그러나 그는 '콘스탄틴'(2005) 이후로는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다. '메트릭스' 시리즈로 많은 부와 인기를 얻었지만, 사랑하는 연인의 죽음으로 실의에 빠져 노숙 생활을 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보냈다.

2015년 나온 '존 윅' 시리즈는 '한물간 스타' 키아누 리브스를 수렁에서 건져낸 작품이다. 1편은 사랑하는 여자를 만나 결혼하며 손을 씻은 전설의 킬러 존 윅이 아내와 반려견을 잃은 뒤 거침없이 복수에 나서는 과정을 그렸다. 장발의 키아누 리브스는 고독한 킬러 역으로 액션 스타로서 면모를 다시 보여줬다. 그의 부활에 힘입어 2년 뒤 '존 윅: 리워드'가 선보였고, 오는 26일에는 '존윅3: 파라벨룸'이 개봉한다.
3편 역시 전편들처럼 딱히 줄거리라고 할 만한 내용은 없다. 조직의 룰을 어긴 죄로 현상금 1천400만 달러가 붙은 존 윅이 전 세계 킬러들의 공격에 맞서 살길을 모색하는 과정을 그린다.
영화는 오로지 액션에 공을 들인다. 시리즈를 거듭하면서 액션의 강도는 한층 세졌다. 묘기에 가까운 기술들이 등장한다.

50대 중반의 키아누 리브스가 펼치는 액션은 다소 뭉툭하기는 하지만 입이 떡 벌어질 정도다. 총, 칼, 도끼 등 도구를 가리지 않고 그의 손에 잡히는 것은 모두 살상 무기로 바뀐다. 그의 액션에는 조금의 망설임이나 주저함, 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 무술의 종류도 쿵후와 우슈, 주짓수, 합기도, 말레이시아 전통 무예 실랏 등을 망라한다. 한국영화 '악녀'의 오토바이 액션 시퀀스를 오마주한 장면도 나온다.
존 윅을 돕는 소피아 역으로 출연한 할리 베리가 충견들과 펼치는 '개 주짓수'도 기존 영화에서는 못 보던 액션이다. 영화는 매 단계 적을 격파해가는 컴퓨터 게임처럼 느껴질 정도다. 화끈한 액션을 기대했다면, 그에 걸맞은 통쾌함을 느낄 수 있다.
다만, 호불호는 갈릴 수 있다. 액션 마니아가 아니라면 130분간 내내 이어지는 액션의 향연에 지칠 수도 있다. '존 윅' 시리즈는 국내에서는 크게 히트하지는 못했다. 1편은 11만6천명을, 2편은 27만6천명을 동원하는 데 그쳤다.
3편은 지난 5월 북미에서 먼저 개봉해 박스오피스 1위에 올랐고, 시리즈 최초로 북미 수익 1억 달러를 돌파했다. 이에 힘입어 4편 제작이 확정됐고, TV 시리즈와 스핀오프 제작까지 기획 중이다. 청소년관람 불가.
fusionjc@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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