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학 중 귀국…"강제추행 혐의로 내주 A 고소"
(서울=연합뉴스) 김철선 기자 = 서울대 서어서문학과 A 교수로부터 성추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피해자가 직접 기자회견장에 나와 A 교수를 고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미국 소재 대학원에 재학 중인 피해자 김실비아 씨는 12일 오후 서울대 행정관 앞에서 열린 '서울대 A 교수 사건 대응을 위한 특별위원회'(특위) 기자회견에 참석해 "A 교수를 고소하러 귀국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날 검정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마이크를 쥔 김씨는 "오늘 법무법인과 고소 관련 상담을 했고, 늦어도 다음 주 초까지 서울중앙지검에 강제추행 혐의로 A 교수를 고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씨는 "A 교수는 강제추행·성희롱·갑질·인권침해 등 인간이면 해선 안 되는 일들을 수없이 했다"며 "교수로서 자격이 없고, 아직도 파면되지 않은 이유를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한 "A 교수를 인권센터에 신고한 이후부터 서울대 서어서문학과는 말도 안 되는 거짓말로 피해자인 내게 2차 가해를 가하는 중"이라며 "학과가 모든 일을 돌이켜보고 부끄러움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는 "진행 과정에 관해 징계위원회에 여러 차례 질문했지만, 모두 비공개라며 하나도 알려주지 않고 결론을 미루고 있다"며 "가해자만 보호하고 있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고 성토했다.
김씨는 "징계위원회는 우선 저를 만나 해결 주체로 인정하고, A 교수 같은 사람을 걱정하지 않고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달라"고 요구했다.
이날 특위는 "대학 본부는 우리 학생들이 기본적 권리를 보장받을 수 있도록 징계위와 관련된 제도를 개선하고, 지금 당장 피해자의 목소리와 학생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A 교수 성폭력 사건 관련 징계위원회의 논의 상황을 피해자에게 안내할 것과 피해자 의견 청취, 학생대표의 징계위원회에 참석 권한 부여 등을 요구했다.
A 교수는 2017년께 외국의 한 호텔에서 대학원생 지도 제자인 김씨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학생을 성추행한 의혹으로 신고돼 인권센터에서 중징계 권고를 받고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서울대 학생 1천800여명은 지난달 전체학생총회를 열고 A 교수 파면과 '교원징계규정 제정 및 징계위원회 학생참여' 등을 학교에 요구하기로 의결했다.
서울대 연구진실성위원회는 A 교수가 연구 갈취 등 연구윤리를 위반했다는 신고도 접수해 조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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